회사라는 공간이 만들어낸 조용한 사람
회사에서 침묵하는 사람은 말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전혀 달팽이관에 문제가 없으며, 달팽이관에 때려 박는 모든 사람의 말을 다 듣고 있다. 그리고 입 또한 다른 사람들처럼 제 위치에 잘 자리하고 있다.
그는 말을 하지 않는 법을 배운 사람에 가깝다.
회의실에서 고개를 끄덕이고, 메신저에서 짧은 답을 보내며, 불필요한 의견을 덧붙이지 않는 그 태도는 무관심이 아니라 계산의 결과다. 회사라는 공간은 말이 많을수록 안전해지는 곳이 아니라, 말의 무게를 잘못 재는 순간 위험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침묵은 종종 가장 현실적인 언어가 된다.
말하지 않음으로써 살아남고, 침묵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 회사에서 침묵하는 사람의 진짜 언어는 바로 그 선택의 연속이다.
심리적으로 회사에서 침묵하는 사람은 감정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누구보다 상황을 예민하게 읽는다. 누가 어떤 말을 하면 분위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어떤 의견이 환영받고 어떤 말이 기록으로 남아 불리하게 작용하는지, 그는 이미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고, 그 생각 끝에 침묵을 고른다. 말은 휘발되지만 평가는 남고, 평가는 결국 사람의 자리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그는 너무 일찍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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