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고통은 왜 공존할까

다치지 않고는 건널 수 없는 사랑의 구조

by 구시안


사랑은 왜 언제나 고통의 그림자를 데리고 오는가.
우리는 사랑을 말할 때 기쁨을 먼저 떠올리지만, 정작 오래 남는 감각은 아픔에 가깝다. 그리움, 불안, 상실, 두려움. 사랑은 이상하게도 마음을 넓히는 동시에 가장 취약한 지점을 드러낸다. 그래서 사랑은 축복처럼 시작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질문이 된다. 왜 사랑할수록 더 아파지는가.



사랑과 고통은 우연히 함께 있는 것이 아니다.
심리적으로 사랑은 ‘연결’의 경험이다. 나와 타인의 경계가 느슨해지고, 감정의 일부를 상대에게 건네는 일. 이때 고통은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내 안에 있던 안정이 타인의 반응에 의해 흔들리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더 이상 혼자서 완결된 존재가 아니라는 뜻이다. 기대가 생기고, 상상이 생기고, 그만큼 무너질 수 있는 지점도 늘어난다. 고통은 사랑의 실패가 아니라, 사랑이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우리는 흔히 고통 없는 사랑을 꿈꾼다.
상처 주지 않고, 상처받지 않는 관계. 그러나 그런 사랑은 대부분 표면에 머문다. 깊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고통은 깊이의 부산물이다. 누군가를 정말로 중요하게 여길 때, 그 사람의 말 한마디가 오래 남고, 침묵 하나가 마음을 뒤흔든다. 아무렇지 않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거리다. 고통은 사랑이 만든 공간의 크기를 보여준다.



문학 속에서 사랑은 늘 고통과 함께 서 있다.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들이 반복해서 읽히는 이유는, 우리가 그 안에서 인간의 진짜 얼굴을 보기 때문이다. 사랑 앞에서 인간은 가장 솔직해진다. 비이성적이 되고, 취약해지고, 자신을 통제하지 못한다. 고통은 그 무너짐의 흔적이다. 그래서 사랑 이야기는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얼마나 쉽게 흔들리고, 얼마나 깊이 매달리는 존재인지에 대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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