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질서, 그리고 말과 행동의 책임에 대하여

책임을 회피하는 사회에서, 책임을 감당하는 인간에 대하여

by 구시안

책임을 회피하는 사회에서, 책임을 감당하는 인간에 대하여

책임은 불편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책임을 싫어한다. 책임은 변명할 수 없게 만들고, 도망칠 수 없게 만들며, 자기 자신을 정면으로 마주보게 만든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외치지만, 그 자유가 반드시 책임을 동반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침묵한다. 그러나 책임 없는 자유는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며, 사회를 내부에서부터 썩게 만드는 독이다.



우리는 스스로 묻지 않는다.
“이 말의 결과를 내가 감당할 수 있는가?”
“이 행동의 대가를 내가 짊어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

대신 이렇게 말한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
“다들 그렇게 하니까.”
“사회가 문제다.”



그러나 의도는 책임을 면제해주지 않는다.

무지는 변명이 되지 않으며, 다수가 했다는 사실은 정당성이 될 수 없다. 책임이란 선택의 순간이 아니라 결과의 순간에 시작된다. 어른의 인지력이란 상당한 것이다. 자신이 내뱉은 말과 행동은 책임을 진다는 보장을 갖고 말과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말은 칼보다 무디지 않다.

사람들은 여전히 “말뿐인데 뭐 어때”라고 말한다. 그러나 말은 결코 가볍지 않다. 말은 사람을 죽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의 삶을 부서뜨린다. 명예를 파괴하고, 관계를 절단하며, 한 인간의 존엄을 갉아먹는다.

말은 흔적을 남긴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말은 기록되고, 공유되며, 증폭된다. 온라인에서 던진 말 한 줄은 수천 명의 인식 속에 남아 그 사람을 규정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말의 책임을 가장 쉽게 부정한다. 말은 손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책임이란 보이는 것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상처는 물리적일 필요가 없다.
폭력은 반드시 주먹일 필요가 없다.

말을 조심하지 않는 인간은 이미 타인의 삶을 실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행동은 변명할 수 없는 진실이다.

행동 앞에서는 모든 변명이 무너진다. 행동은 그 사람의 철학이고, 윤리이며, 세계관이다. 법을 무시하는 행동은 사회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고백이다. 질서를 깔보는 태도는 타인을 동등한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는 선언이다. 사소한 불법, 작은 무질서, “이 정도는 괜찮지”라는 생각들이 쌓여 사회를 붕괴시킨다.

큰 범죄는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책임을 가볍게 여기는 습관이 결국 범죄의 토양이 된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구시안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말하지 못한 감정과 쉽게 합의된 문장들 사이를 기록합니다. 빠른 공감보다 오래 남는 문장을 쓰고자 합니다. 내면을 중요시 여기며 글을 씁니다. 브런치 71일째 거주중입니다.

502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226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418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4화지식의 자유와 말의 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