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처럼 넣은 위로

시(詩)

by 구시안

습관처럼 넣는 위로 - 구시안



메마른 두 눈동자에

투명한 액체를 눈에 떨어뜨린다
이것은 감정이 아니라고
통증도 아니라고
아무 일도 없다는 증거처럼
눈만 먼저 반짝이게 한다


하루는 늘 같은 속도로 마른다
말해지지 않은 말들
끝내 선택되지 않은 진실들
그것들이 눈보다 먼저 증발한다
그래서 나는
슬픔을 흘리는 대신
증상을 관리한다
정해진 용량, 정해진 시간
과하지 않게
부서지지 않게


위로는 대체로 이렇게 생겼다
부드럽고
무색이며
즉각적인 효과를 약속한다
그러나 그것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는다
왜 아픈지
무엇이 사라졌는지
다만
지금은 견딜 수 있게 만든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잘 지낸다고 말한다
눈이 맑다는 이유로
아무도 묻지 않는다
그 맑음이
얼마나 인공적인지
얼마나 많은 울음을
건너뛰어 왔는지


나는 점점
울지 않는 법에 능숙해진다
감정은 낮은 소리로 말하고
나는 듣지 않는 쪽을 택한다
선택하지 않은 감정들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 채

오늘도

한 방울의 위로로
하루를 봉합한다


진짜 눈물은
아마 다른 곳에 쌓이고 있을 것이다
말이 되지 못한 문장들
용기가 되지 못한 선택들
그 모든 것이
눈이 아닌 마음에서
조용히 마르고 있을 것이다


습관처럼 넣는 위로는
아프지 않다
그래서 더 오래 사용한다
아프지 않다는 이유로
아픔을 의심하지 않게 된다
그렇게 나는
무너지지 않는 대신
천천히 닳아간다


오늘도
나는 아무 일 없다는 얼굴로
눈에 위로를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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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못한 감정과 쉽게 합의된 문장들 사이를 기록합니다. 빠른 공감보다 오래 남는 문장을 쓰고자 합니다. 내면을 중요시 여기며 글을 씁니다. 브런치 71일째 거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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