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인간은 왜 글을 쓰는가.
아마도 말로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술이 식고 담배가 타들어가도 사라지지 않는 감정들, 몸 안에 쌓여 있다가 어느 날 이유 없이 꿈틀거리는 생각들, 말로 꺼내는 순간 너무 정직해져서 스스로를 다치게 할 것 같은 진실들 때문에 인간은 종이를 찾는다. 글은 고백이지만 심문은 아니고, 외침이지만 소음은 아니며, 살아 있다는 흔적이면서도 살아 있음을 증명하려는 발버둥에 가깝다.
인간은 대체로 자신이 무엇인지 모른 채 살아가고, 글을 쓰는 순간에만 잠깐 그 윤곽을 만진다.
그때 손에 묻는 건 의미가 아니라 체온이다. 문장은 논리보다 먼저 신경을 건드리고, 단어는 개념이 되기 전에 냄새와 촉감을 가진다. 그래서 어떤 글은 잘 썼다고 느끼기보다 아팠다고 기억된다. 문장을 약물처럼 찢어 놓았던 이유도, 시대의 작가들이 술기운에 인간의 추한 얼굴을 그대로 종이에 눌러 붙였던 이유도 결국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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