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하여

by 구시안

기차역의 플랫폼은 차가운 겨울빛 아래, 숨결과 담배 연기만 남아 있었다. 당신의 손은 내 손을 스치고. 그 순간, 나는 마치 모든 시간이 뒤틀린 듯 심장이 어긋나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이고. 호루라기 소리와 기계음이 뒤섞여 우리의 말 없는 약속을 흩어버린다.


“안녕”이라는 말이 입술을 맴돌지만, 그 말조차 소용없다는 것을. 그리고 당신은 플랫폼 끝으로 사라지고

나는 남아, 쓸쓸함과 겨울 공기 사이에서 숨을 고른다.


그 옛날 옛적에. 감정이 흔들린 작별이 하나 있었다. 그 이후로 감정은 요동치지 않았다.

작별 이후에는 새길 것이 없으니까. 더 이상 아무것도 없으니까.


이별. 작별. 결별. 헤어짐. 한글이라는 언어는 훌륭하다. 표현할게 많았으니까. 그 별 차이도 없는 의미에 갖다 붙힐 수 있는 단어들은 많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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