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된 약속에 대하여
사람들은 말한다.
열심히 살면 괜찮아진다고.
이 문장은 이상하게도 반박하기 어렵다.
성실을 부정하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고개를 끄덕인다.
이미 지쳐 있으면서도.
나는 오래전 그 말을 믿은 적이 있다.
믿지 않으면 버틸 이유가 없었으니까.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고,
퇴근 후에도 자격증 책을 펼치고,
주말에는 스터디 카페에서 시간을 잘게 쪼갰다.
피곤하다는 말을 삼키는 연습부터 했다.
열심히 살면 괜찮아진다고 했으니까.
괜찮아진다는 말의 뜻을 그때는 몰랐다.
월급이 조금 오르는 것인지,
타인의 존중을 얻는 것인지,
아니면 나 자신을 덜 미워하게 되는 것인지.
그런데 이상했다.
열심히 살수록 기준은 더 올라갔다.
이번엔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싶으면
곧바로 “요즘은 다 그 정도는 해”라는 말이 돌아왔다.
열심히는 기본이 되었고,
괜찮아짐은 항상 다음 단계에 있었다.
이 문장은 희망처럼 보이지만
실은 유예다.
지금은 아니지만 곧,
조금만 더,
조금만 버티면.
버티는 사람만 남고
약속은 늘 다음으로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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