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이름으로 비워지고 채워지며 이어지는 삶
무엇인가를 써 놓은 것들을 정리하면서 이곳에서 나는 오랫동안 살아갈 것을 예감했다. 내 온기가 감도는 부드러운 초원에서 아롱이 하는 샘물을 내 입술에 적셔가며, 만족하는 모든 것에 웃음을 짓는 그 길을 걷게 되는 꿈을 꾼다.
구름 한 점 없는
내 이마 위에
비치고 있는
하늘 아래
내가 스스로 열어놓은 숲을
거니는 모든 시간이
고요하고
잔잔하길
바란다.
유일한 우주라는 이름아래
자연의 리듬과 조화를 이루는
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지금의 마음처럼,
나 스스로가
나의 벗이 되게 하는 순간을
기록하며
이 삶이 지속되길 꿈꾼다.
벌거벗은 지워진 잠든 선택되었던 고귀한 고독들이, 깊은 사선이 된 아침의 신선한 금발의 머리칼로 일렁일 때, 다시 활기를 띤 나의 배 한 척이 그 오렌지빛으로 창백해지는 영악한 자연에 맞서길 바란다.
자연스럽게 누워 있거나, 서 있는 모든 것을 포옹하고 있는, 모든 것에서 빛으로만 조화롭지 않은, 밤과 함께 하며 가난하고 생글거리는 소외된 모든 것들을 바라보며, 눈이 먼 재앙을 가져오는 운명에 맞서가며, 나무 향내 나는 풀이 무성한 어두운 말을 더듬는 사람이 될지라도, 태양이 비춘 모든 조명 아래 살아가는 생명들과 꽃이 핀 다정함이 사려 깊은 밤이면 충실하게 빛을 내주는 달빛처럼, 살이 쩌오른 포동포동해진 밤의 어두운 설레는 한결같은 이런 순간을 겪어가며, 차단되고, 보호된, 모순되고, 동등한 무거운 것들을 이고 지고, 잔인한 용서할 수 없는 마음이 놀라 매듭 지어놓은 것들을 풀어헤치며, 검은 모욕을 당한 하루에 지쳐 숨이 막히더라도, 견고한 날개를 떼어 놓지 않고 날아오르기 위한 사투를 계속할 것이다.
사람들의 봄을
나의 봄을
겨울이 잘 만들어 낸 침대를
녹이면서
나는 이곳에 머물러 있기로 한다.
이
무한의 리듬에 맞춰진
모든 것은 비워지고
다시 채워질 테니까.
젊음의 보물도
늙음의 보물도
갖게 되는 것은
모두 다른 보물일 테니까.
봄은 한 동안은 새벽이고
여름은 낮이며
가을은 환영이고
겨울은 다시
내가 누울 침대를 만들어 줄 것이다.
여전히 입술은 굳게 닫혀 있지만,
나의 열손가락은 완전히
날 것으로 벗겨져 있기에
주어진 시간 동안만큼이라도
불멸의 눈이 되길 바랄 뿐이다.
충실하기 위해
살아간다고
단정 짓는 것보다
행복해지기 위해
살아간다고
단정 짓는 것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분신이자
그들의 진실에 대한
가장 좋은 증거로
남아주는 것이
나를 입증하기 위해
내가 선택했던 사람들의 대한
보답이다.
한 마무에 달린
닮은 열매처럼
계절에
나를 스쳐갔던
그들을 위한 길과
나를 위한 길을
향해 걸어간다.
그들은 내 이름을 갖고 있고
나는 그들의 이름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