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가자
아버지께 빌린 낚싯대만 달랑,
차에 싣고 와서는 햇살처럼 웃던 당신.
준비도 없이 어설프게 떠났지
솔직히 낚시는 아직까지도 좋아하지 않아
난 그냥 당신이 좋아서, 따라나선 거야
해는 뜨겁고 땀은 흐르고 지치는데 그늘은 없고
미끼를 무서워하는 어설픈 당신 모습에
화가 나려다 웃음이 났어
종일 바다에 드리우던 파란 낚싯대엔
고기 한 마리 잡히지 않았지
되려 나까지 눈치 보일 만큼 말이야
그런데 당신은 뭐가 그리 좋은지 내내 웃더라
마주 보며 웃음을 터뜨리던 순간 문득 깨달았지
우리 사이엔 이유가 필요 없단 걸
이 계절이 오면
이유 없이도 행복했던
당신과 나의 젊은 날이 떠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