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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ch Feb 03. 2019

K-미술, 세계를 순회하다

코리안 컨템포러리展 2018. 5. 17~6. 28 오페라갤러리


지난 3월 도산공원 입구에 새 둥지를 튼 오페라갤러리서울에서 <코리안 컨템포러리>전을 개최했다. 2007년 아시아에서 3번째로 서울 청담동에 지점을 낸 오페라갤러리는 개관 10주년에 맞춰 도산공원 정문 맞은편에 지상 3층과 루프탑을 갖춘 단독 건물을 짓고 재개관 기념전을 열었다. 갤러리 대표작가 중에서도 마르크 샤갈, 파블로 피카소, 게오르크 바젤리츠, 자오우키 등의 작품을 선보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재개관전 이후, 첫 전시로서 동시대 한국 작가로만 구성한 기획전을 선보인다는 점은 한국 미술계에 고무적이다.

    서울점 구나윤 디렉터가 기획 및 진행을 맡은 이번 전시에는 ‘한국 현대미술’을 주제로 10인의 회화, 조각 등 20여 점을 엄선해 건물 3개 층 및 계단참을 채웠다. 전속작가 유봉상, 조성희를 비롯해 오페라갤러리를 통해 국내외 관객들에게 작업을 선보였던 서영덕 이길래 이재효 천광엽이 참여했으며, 최근 갤러리와 인연을 맺은 김일화 신건우 이정웅 이재삼의 작업도 소개한다.

    10인이 다루는 주제의식은 각기 다르지만 갤러리는 이들의 작업이 모두 ‘한국적 현대미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과연 소재 및 매체 면에서 전통매체인 한지와 먹, 또는 먹의 재료이기도 한 목탄의 사용이 두드러진다. 김일화는 직접 염색한 한지를 말아 캔버스에 차곡차곡 끼워 넣은 <씨앗의 우주> <백색 초상> 연작의 최신작을, 조성희는 물에 담갔다 다시 말린 한지를 오리고 붙인 <붉은 꽃봉오리> 연작을 출품했다. 한지에 대한 관심은 이정웅의 작업에도 나타난다. 그는 먹을 머금은 붓이 한지에 스미는 모습을 한지 또는 캔버스에 유채로 묘사했다. 제3회 박수근미술상 수상자 이재삼의 목탄화는 대나무 숲, 폭포 등의 자연 풍광을 수묵화처럼 그려 한국적 정서를 자아냈다고 평가받는다.

    자연에 대한 관심 역시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업을 묶는 또 하나의 연결고리다. ‘소나무 작가’ 이길래는 2010년 이래로 꾸준히 한국의 대표적인 식생을 이루는 소나무를 주 소재로 삼아왔다. 구리 파이프를 이용해 익숙한 자연풍경을 생경하게 구축하는 작가는 올해 완성한 2점의 소나무 조각을 공개했다. 나무와 돌, 못을 이용해 곡선이 돋보이는 오브제를 조형해온 이재효의 작품 2점도 전시에 포함됐다. 이외에도 서영덕 신건우 천광엽 등 독특한 조형언어로 고유의 작품세계를 이룩한 세 작가의 작업은 한국 현대미술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두루 관심을 두고 있음을 강조한다.

    적극적으로 한국 작가를 발굴하고 세계무대에 올려온 오페라갤러리는 이번 기획전시 역시 전 세계 13개 지점에서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본 전시를 계기로 보다 많은 이들이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양상을 접하고, 그 독창성을 실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히 두바이와 베이루트에도 지점을 보유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그동안 한국 현대미술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던 중동지역의 관객에게 우리 미술을 노출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 볼 수 있다. 또 신건우 이정웅 이재삼 신건우 작가는 아직까지 해외 오페라갤러리에서는 소개된 적이 없는 만큼 이들의 작품이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서울지점은 이번 전시를 마무리한 뒤 7~8월 여름 프로그램으로 소장품 상설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 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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