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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ch Dec 06. 2018

미술관 속의 건축

구조의 건축展 김중업展 제16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 건축展


한국건축사와 건축계 주요 인물을 조망하는 대규모 전시가 잇따라 열렸다. 먼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올해 첫 전시 <구조의 건축>전(2. 13~6. 10)은 수원화성의 역사적, 미학적 가치를 새로운 시선에서 탐색한다. 김기조 양정욱 이명호 정이삭 등 9명(팀)의 작가가 참여해 수원화성의 역할과 의의를 되짚어보는 사진, 영상, 설치 등을 출품했다. 전시는 총 2부로 구성됐다. 1부 ‘도시의 시간: 삶을 기록하다’는 수원화성과 사람의 관계에 주목한다. 수원화성 각 성문에는 성역에 종사한 실무자의 이름이 일일이 기록돼 있는데, 이처럼 건축을 수행한 모든 주체를 소중히 기렸다는 점에 착안했다. 2부 ‘건축의 구법: 잇다-넘다’는 축성 기술과 도구에 나타난 혁신성과 예술성을 살펴보며 오늘날 한국 시각예술에 이러한 가치가 어떻게 반영됐는지 제시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수원화성 축성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문화재청과 협력 제작한 영상작품 <정조의 꿈 수원화성>이 최초 공개됐다.

    김중업건축박물관은 한국 현대 건축사의 ‘주춧돌’로 평가되는 김중업의 작고 30주기를 기념한 <김중업, 르 코르뷔지에를 만나다: 파리, 세브르가 35번지의 기억>전(3. 31~6. 17)을 열었다. 김중업이 르 코르뷔지에를 사사할 당시 제작한 도면과 자료, 귀국 후 설립한 김중업건축연구소의 작업 아카이브 등을 한자리에 모았다. 1952년 파리로 건너간 김중업은 1955년까지 3년 2개월 간 르 코르뷔지에의 아틀리에 일원으로 활동했다. 전시는 총 4개의 섹션으로 구분된다. 첫 번째 섹션에는 파리의 아틀리에 일부를 재현해 당시 그가 작성한 320여 장의 도면을 1장씩 넘겨볼 수 있도록 설치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섹션에는 르 코르뷔지에의 대표 프로젝트인 ‘아마다바드의 건물’과 ‘샹디갈의 건물’ 설계 관련 자료가 출품됐다. 이는 김중업의 파리 유학 시기가 그의 건축세계에 미친 영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김중업은 이때 습득한 건축적 모티브를 발전시켜 이후 자신의 작업에 적용했다. 마지막 섹션은 1957년 열린 <김중업건축작품전>을 오마주한 것으로 당시 출품된 김중업의 초기 작품 위주로 구성했다. 이번 전시는 김중업의 작품세계뿐 아니라 한국 현대건축의 기원, 르 코르뷔지에의 후기 작품 경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과거 건축물을 거울삼아 한국 건축의 현재를 묻는 전시도 열릴 예정이다. 제16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 건축전(5. 26~11. 25)의 공통 주제는 ‘자유공간’. 그중 한국관은 ‘스테이트 아방가르드의 유령(Spectres of the State Avant-garde)’을 주제로 내세웠다. 1960년대 말 도시와 건축 유산을 조사하며 자유공간에 대한 요구가 시민공간 개념이 부재하던 당시에 어떻게 수용됐는지 탐구한다. 특히 한국 개발체제의 중추인 ‘한국 종합기술개발공사’(이하 기공)의 작업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전시는 기공의 작업을 ‘국가 아방가르드’로 해석하는데, 국가와 아방가르드라는 상호 배타적 개념의 병치에서 알 수 있듯 기공의 작업에도 모순적 성격이 드러남을 지적한다. 또 작업기록이 미비함에도 오늘날까지 한국 건축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공의 유산을 ‘유령’으로 설정하고, 그 실체를 밝히는 동시에 한국 건축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전시는 ‘부재하는 아카이브’와 ‘도래하는 아카이브’라는 제목의 기공 아카이브와 함께 참여작가 7명(팀)의 신작으로 구성된다. 박성태 예술감독이 전시를 총괄하고 최춘웅 박정현 정다영이 공동 기획한다. / 한지희 기자


원고 작성: 한지희

편집, 감수: 김재석

디자인: 진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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