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개벽 제4호, 2021년 가을호
1.
계간 다시개벽 제4호(2021년 가을호)가 나옵니다!!(13일 오후) 제4호의 큰 주제는 "아픈 것들과 이 땅의 시간"입니다. 인간이 자기 존재를 가장 적나라하게 인식하는 순간은 '아픈 때'입니다. 오늘 우리는 전 지구적으로 '아픈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편데믹 또한 '아픈 시간'의 일부입니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지금 우리는 지난 역사상의 그 어떤 때보다 더 '전 지구적'으로 우리 존재의 전 지구성을 자각하는 '각성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2.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번 호 다시개벽에서는 그 '아픔의 성스러움'까지 말합니다. 부처님도 예수님도, 아마 공자님도 당신 자신은 물론이고 이 땅의 뭇 생령, 중생의 아픔을 공감하고 치유하거나 위로하고자 애쓴 분들이었을 테지요. 동학의 수운, 해월 선생도 마찬가지라고, 이번 호의 필자들은 말합니다. 해월 선생은 일찍이 "어린아이를 때리는 것은 하늘님을 때리는 것이니, 하늘님이 싫어하고 기운이 상한다"는 설법을 하였습니다. "어린아이의 기쁨" 대신에 "어린아이의 아픔"을 먼저 이야기한 셈인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로부터 우리가 배우는 바는 무엇일까, 하고 묻습니다.
3.
동학에서 어린이는 '한울님'이지만, '한울님을 아프게 하는 존재'로도 그려집니다. 해월 선생의 이야기 중에 등장하는 어린이는 '나막신'을 신고 함부로 내달려 땅을 울리게 하였고, 그 울음에 해월 선생의 가슴도 아팠습니다. 오늘, 이 지구에서 인간은 모두가 '어린아이'입니다. 땅-어머니, 땅-한울님을 마구 짓밟고 마구 흩뜨려서, 스스로(한울님인 인간)를 아프게 하는 어린아이입니다.
4.
지금 세상에는 확연히 "아픈 '것'"들이 넘쳐납니다. 우리가 이 세기에 들어서 '것'을 발견한 것은 행운의 징조였습니다. 사람은 물론이고 동물과 식물까지, 그리고 '온갖 것'들의 존재가 모두 그 자체로 의미 있고, 가치 있음을 이야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그 행운의 징조는 무지한 세상 사람이 그 '것'을 천시하고 학대함으로써, 그 '것'들이 내지르는 비명소리, 처절하게 스러져가는 사멸의 아우성 속에서, 그 돌이킬 수 없는 순간에 발견되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좋은 소식은 시작되자마자 종료되고, 나쁜 소식이 동시에 시작되어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이른바 기후위기-재난 사태이고, 코로나19팬데믹+그이후 등등의 문제입니다.
5.
<다시개벽> 제4호는 이런 문제의식과 공감하거나 결을 같이하거나, 그 갈피갈피에서 저마다의 아픔을 겪고 있는 이야기, 또는 아픔 속에서 길을 찾아가고 있는, 걸어가고 있는,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들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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