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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Apr 15. 2022

다시개벽의 축제, 생명의 잔치 - 어린이날

동학 천도교의 다시개벽 사상과 실천 ②

[필자 주] 이 글은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기관지인 <<종교와 평화>> 제167호(3월 31일자) 17면에 게재된 글을 보완한 것입니다.(분량상 생략된 내용 보충)


<종교와 평화>에 게재된 글


상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



 1  이날(1922.5.1) 배포된 전단은 모두 4종인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그림은 천도교회월보에 소개된 것으로 당시 배포된 전단 3종을 편집해 놓은 것이다. 4종 중 1종은 2째 전단과 내용이 같다고 설명되어 있다. 

- 항상 10년 후의 조선을 생각하십시오!

1. 어린 사람을 헛말로 속이지 말아 주십시오.

2. 어린 사람을 늘 가까이 하시고 자주 이야기하여 주십시오.

3. 어린 사람에게 경어(敬語)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하여 주십시오.

4. 어린 사람에게 수면(睡眠)과 운동을 충분히 하게 하여 주십시오.

5. 이발이나 목욕 같은 것을 때맞춰 하도록 하여 주십시오.

6. 나쁜 구경을 시키지 마시고 동물원에 자주 보내주십시오.

7. 장가와 시집보낼 생각 마시고 사람답게만 하여 주십시오.

- 남같이 잘 살려면 어린이를 잘 키워야 합니다! 


오늘은 오월 초하루 어린이(少年)의 날입니다.

해마다 이날은 어린이(少年)의 날입니다.

집안이 잘 살려고 해도 어린이가 잘 커야 하고 

나라가 잘 되려고 해도 어린이가 잘 커야 합니다. 

동포가 일심으로 정성껏

어린이의 날을 축복합시다!


<어린 동무 여러분께>

- 오늘은 우리의 날입니다. 

어른에게는 물론 우리끼리도 서로 존대합시다.

손으로 코 풀어 문지르지 말고 손수건 가지고 다닙시다.

길거리에 광고 붙인 것은 찢지 마십시다. 

뒷간이나 담 벽에 글씨도, 그림도 쓰지 마십시다.

도로에서 떼 지어 놀거나, 유리 같은 것 버리지 마십시다. 

꽃이나 풀을 사랑하고 동물을 잘 보호하십시다.

전차나 기차가 좁을 때는 나이 많은 사람에게 자리를 주십시다.

- 우리 어린이는 오늘 오후 12시에 천도교 교당으로 모이십시다!


이 내용은 널리 알려진 방정환에 의한 어린이 인권선언과 다르다. 방정환과 어린이운동 지도자(조선소년운동협회)가 '어린이인권선언'을 한 것은 이 내용(1922.5.1)을 기반으로 하여 이듬해 1923년 5월 1일 배포한 전단의 내용이다. 1923년의 전단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 전단의 기초자는 김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소년운동의 기초 조건

- 어린이를 재래의 윤리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그들에게 대한 완전한 인격적 예우를 허하게 하라.

- 어린이를 재래의 경제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만 4세 이하의 그들에 대한 무상 또는 유상의 노동을 폐하게 하라.

- 어린이 그들이 고요히 배우고 즐거이 놀기에 꼭한 각양의 가정 또는 사회적 시설을 허하게 하라.


어른들에게

-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치어다 보아주시오. 

- 어린이를 가까이 하시어 자주 이야기하여 주시오.

-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보드랍게 하여 주시오.

- 이발이나 목욕, 의복 같은 것을 때맞춰 하도록 하여 주시오. 

- 잠자는 것과 운동하는 것을 충분히 하게 하여 주시오!

- 산보와 원족 같은 것을 가끔가끔 시켜 주시오.

- 어린이를 책망하실 때는 쉽게 성만 내지 마시고 자세자세 타일러 주시오.

- 어린이들이 서로 모여 즐겁게 놀만한 놀이터와 기계 같은 것을 지어 주시오.

- 대우주의 뇌신경의 말초(末梢)는 늙은이에게 있지 아니하고 젊은이에게 있지 아니하고 오직 어린이들에게만 있는 것을 늘 생각하여 주시오.


어린 동무들에게

- 돋는 해와 지는 해를 반드시 보기로 합시다.

- 어른들에게는 물론이고 당신들끼리도 서로 존대하기로 합시다.

- 뒷간이나 담벽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 같은 것을 버리지 말기로 합시다.

- 꽃이나 풀을 꺾지 말고 동물을 사랑하기로 합시다.

- 전차나 기차에서는 어른들에게 자리를 사양하기로 합시다.

- 입을 꼭 다물고 몸을 바르게 가지기로 합시다.


 2  이 대목은 『개벽』 창간호 발행 당시에는 ‘삭제’된 채 발매되었다.


 3  이는 주로 1910년에 창간된 『천도교회월보』(1910.8 ~1938.9, 통권297호)라는 기관지(機關誌)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때‘ 신종교’라는 말은‘ 미래(장래)’종교,‘ 초(超)’종교 등의 의미와 함께 ‘개벽’종교라는 의미로 주로 사용된다.


 4   그의 호 小春은 小波라는 호가 나온 이유가 된다“. 나(=방정환이 아내에게 하는 말) 오늘 호를 하나 지었소. 小波요. 작은 물결이라는 뜻 소파가 되었오. 어때요?”“ 잘 하였어요. 그런데 왜 하필 작은 소 자를 쓰셨어요?” “아니오. 여기엔 깊은 뜻이 담겨 있어요. 김기전 형하고 함께 지었는데, 형은 小春이오. 우린 그 뜻이 좋아 크게 만족하고 있소” (전 색동회장 김수남이 1981년에 소파의 부인 손용화로부터 들은 이야기).


 5  방정환, <일 년 중 제일 기쁜 날, 어린이날을 당하여 가정에서는 이렇게 보내자>, ≪동아일보≫(1928.5.6-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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