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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Mar 31. 2017

다시 읽는 신인철학(48)

오래된 미래의 철학, 동학 다시 읽기

제3편 사회관

제1장 사회진화사상 / 제1절 성악설을 바탕으로 한 사회계약설   제2절 성선설을 바탕으로 한 사회계약설 

제3절 자연도태설을 바탕으로 한 사회진화관 (이상 지난호)


제4절 상호부조설로 본 사회관

  

우리가 한번 자기의 주관적 관념을 떠나 심삼유림(探森幽林)의 속에 들어가 조용히 동물계의 동정을 관찰하여 보며 우리는 여기서 얼마만큼 동물사회의 사회적 생활이 주요하고 또 긴밀한가를 알 수 있다. 


자연계는 다만 평화와 조화만으로만 산다고 생각할 수 있는 반면에 자연계는 또한 투쟁의 수라항뿐만이라고도 생각할 수가 있다. 평화와 투쟁은 진리의 반면(半面)이다. 


그런데 투쟁은 오직 다른 종속(種屬)과 종속 사이에만 행하는 법칙이요, 적어도 한 사회를 형성하고 사는 동물사회에는 상호부조(相互扶助)가 행해지며, 상호부조를 행하는 동물일수록 다른 동물보다 생존의 힘이 강하며, 또는 지력(知力)에서든지 신체 조직에서든지 반드시 일단의 진보가 있다는 것이 상호부조설이 발원한 동기이다.


상호부조설의 대표자로 우리는 크로포트킨*을 들수 있으니 그는 그 저서 <상호부조론>에서 동물의 상호부조를 논했는데, 일례를 들면 게가 부상(負傷)당한 동무를 협력하여 도와주는 예, 갑충(甲蟲)이 자기의 알을 쓸어부친 유충(幼虫)의 시체를 땅에 묻어 주는 예, 개미와 꿀벌이 단결력으로 정교한 상호부조를 행하는 예, 기타 기러기 오리 등의 수다한 동물의 예를 들어 상호부조를 말하였고, 다음은 몽매인(蒙昧人)의 상호부조를 말했으며, 또 그는 이미 원시시대에 있어 상호부조를 하던 사실과 에스키모 인이 공산주의 생활을 하던 예를 들었고, 다음은 야만인(野蠻人)이 상호부조로 공산촌락(共産村落)을 만들고 사는 일과, 중세 도시의 상호부조가 자유도시를 낳아 놓았다는 사실이며, 나아가 근세도시의 길드 제도와 근대사회의 상호부조 등을 정밀하고 세밀히 열거하여 그가 실제 실험한 모든 사실을 예거(例擧)하였다. 


그는 "동물은 모든 수단을 다하여 경쟁을 피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에 성공한 자가 생존의 적자(適者)가 된다. 승리의 관(冠)은 이들의 머리에 있다. 동물세계의 실제를 관찰하면 가장 잘 경쟁을 피하여 상호부조의 조직을 유지하여 가는 동물일수록 가장 잘 자기에게 적응한 종속이 번영케 된다" 하였다. 


크로포트킨도 결코 개체 간에 경쟁이 없다고는 아니하였다. 그러나 실제 생존경쟁의 적자는 동지가 서로 부단의 전쟁을 하는 동물이 아니요 상호부조하여 자기의 단체를 공고하게 하는 동물이야말로 가장 적자가 된다는 것이다. 


크로포트킨의 학설을 인간사회에 응용할 때에는 인간사회를 성립시킨 원인도 또한 생존경쟁에 있지 아니하고 상호부조에 있을 것인즉, 사회조직, 사회진화의 원동력이 다같이 인류의 상호부조성에 나왔다 할 것이니 이는 말하자면 성선설에 속한 사회관이라 할 수 있다.


*크로프트킨[ Kropotkin, Pyotr Alekseevich,1842년 ~ 1921년]  러시아의 무정부주의자. 귀족 출신으로 처음에는 군대에 복무하였으나 그만두고 나서 페테르부르크 대학에서 지리학과 생물학을 연구, 후에 지리학회의 서기가 되어 시베리아 및 기타 지역을 지리적으로 조사한 업적을 남겼다. 1872년 서유럽 제국을 여행, 나로드니키의 무정부주의자와 연계, 귀국 후에 이 입장에서 운동을 하다가 체포되었다(1874). 후에 도망하여(1876) 유럽 제국을 전전하면서 운동을 계속하다가 1917년 러시아의 사회주의 혁명 후에 귀국하였다. 그는 생물 진화에 있어서 생존경쟁을 반대하고 상호부조를 진화의 요인이라 주장. 인간사회에 대하여 합의와 연대에 의한 무정부 사회의 건설을 주장하였다. 그의 나로드니키주의적 무정부주의는 촌락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사회주의의 주장으로 도시를 농촌화하자는 것이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크로프트킨  


(다음 "제5절 경제적 기초로 본 사회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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