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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저녁

牛步詩-030

by 소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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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것이

깃발이 아니라 내 마음이라면

하염없이 내리는 것도

저 비가 아니라

내 마음이겠지


지구의 한 날이

다시는 돌아오지 아니할 길을 떠나는 저녁 무렵

먼 데서 온 벗은

몇 마디 말 끝에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총총히 제 집으로 돌아가고


홀로

남아

빗소리를

듣는다


세상이

서서히

가라앉는

소리를 따라


나도

하염없이

쏟아져

내린다


지구의 어느

마지막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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