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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Jul 13. 2022

지구의 저녁

牛步詩-030


흔들리는 것이

깃발이 아니라 내 마음이라면

하염없이 내리는 것도

저 비가 아니라

내 마음이겠지


지구의 한 날이

다시는 돌아오지 아니할 길을 떠나는 저녁 무렵

먼 데서 온 벗은 

몇 마디 말 끝에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총총히 제 집으로 돌아가고


홀로

남아

빗소리를 

듣는다


세상이 

서서히 

가라앉는 

소리를 따라


나도

하염없이

쏟아져

내린다


지구의 어느  

마지막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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