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은 '영성혁명'의 시대이다. 250년 전 1차 산업혁명 이래, 이른바 4차 산업혁명까지가 인간 육체를 기계문명으로 대체-보완해 온 시대가, 이제 인간 정신을 지능(AI)문명으로 대체-보완하는 시대로 점프하는 중이다. 산업혁명과 영성혁명의 중간 지점 - 산업혁명의 정점에서 동학이 발생했다. 동학의 다시개벽 사상은 천지인이 새로워지는 것이기도 하고, '종말론'이기도 하다.
동학의 질문은 '각자위심'이었다. 각자위심(各自爲心)을 가장 원시적으로는 '이기심'으로 이해했다. 한 걸음 나아간 이해가 '각자도생'이다. 최종적인 이해는 '동귀일체'에 대한 무지, 불각(不覺)이라는 것이었다. 동귀일체란 무엇인가. 결국 이 세상 만물이 하나의 동등한 존재로 일체라는 의미이다. 그 '하나의 동등한 존재'를 '한울님'이라고 한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각자위심을 인간중심으로 이해했다는 점이다. 각자위심은 인간이 비인간존재로부터 스스로를 독립(고립)시켜서 이해하는 관점, 현대말로 하면 '인간중심주의'라는 말에 가깝다. 그것이, 영성혁명 시대에서의 각자위심의 의미이다. 이것이 수운이 동학을 창도할 때의 문제의식이다. 각자위심으로 말미암아 세상이 어지러워진다는 것이다.
문제 속에 답이 있다.
각자위심, 즉 인간중심주의, 인간을 비인간존재와 구분짓는 생각을떨쳐 버리는 것이 동귀일체이고, '동학하는' 일이다. 이는 오늘날 '신유물론'이라든지 '애니미즘'이라는 이름으로 비등하는 새로운 생각의 날것의 뿌리, 원형의 신화를 보여준다.
2.
산업혁명을 거치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과정에서 죽었는가. 영성혁명의 시간에는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갈 것인가. 그것은 피할 수 없다. 개체로서의 인간 진화의 속도가 전체로서의 (영성)혁명의 속도보다 훨씬 더디기 때문이다. 그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애쓰고 노력하는 것이 인정(人情)이고 인도(人道)이다.
3.
다시개벽은, 바로, 영성개벽이며, 그것은 명성혁명을 치유하는 인정(人情)개벽이고, 인도(人道)개벽이며, 인문(人文)개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