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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Jul 04. 2024

돌봄과 돌보임

[돌봄연구소-돌봄학사전009: 돌봄과 돌보임] 1. 어제(2일)에는 책(공저)을 준비중인 두 분의 여성 작가님과 세 번째 미팅을 진행하였습니다. 극단 대표이자 극작가인 60대 여성과, 작곡가 겸 음악감독인 40대 여성이, 선생님과 제자로서, 선배와 후배로서, 동지이자 동료로서, 홀로선 한 사람의 예술가'들'로서 창작 과정의 고뇌와 보람, 개인의 삶과 사색, 일상 생활에서의 고민 등을 주고 받으며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편지글 모음의 책입니다. 책은 무엇보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에게, 특히 '젊은, 여성' 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힘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2. 어제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 두 분 중 한 분이 "누군가(사람, 동물, 식물 등의 유정물(有情物))를 돌본다는 것은 결국 나를 돌본다는 것"이라는, 절절한 체험에서 우러난 말을 하였습니다. 그 순간에 또 하나의 중요한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사람은 돌보는 것으로 자기 존재의 존재함을 확인하고, 존재할 이유를 재확인하면서 안심하는 존재입니다. 돌보아야 할 대상이 없다는 것은, 어떤 경우에는 살아가야 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돌보아야 할 대상이 없어지는 순간, 우리는 죽은 것이나 진배 없어요. 현대사회에서는, 자의든 타의든 간에, 돌보아야 할 대상이 점점 축소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봄을 끊임없이 외주화하며(시장화), 스스로를 죽이는 사회입니다.


3. '반려종'이 득세하는 까닭은 이러한 '돌봄의 축소' '돌봄의 외주화'의 빈 구석을 다시 '반려종'을 돌보는 것으로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반려견' '반려식물' 등의 문화가 확산되는 것을 이해하면서, 한편으로 우려하고 걱정하며, '미워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반려종'을 찾아 더불어 살아가려는 것은, 인간의 '살고자 하는 절실한 욕망'의 발현이지만, 어쩌면 그것은 정상을 부러 외면하고, 비정상에 기대어 '생존욕구'를 실현하려는 것은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4. 우리는 어른이 된다는 것을 '자립(自立)'하는 것으로 말하고, '자립'이란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살아가는 삶'이란 애당초 없는 법입니다. 그것이 시천주, 동귀일체, 인내천, 사인여천, 이천식천의 한결같은 의미입니다. 그리고 오늘날, 대부분의 생태적 사상들이 주창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자기 존재의 '의존성-돌보임'을 인정하고, 그 돌보임에 대하여 돌봄으로써, 혹은 다른 방법으로 '보답'하는 것이 인간다운, 그리고 인간의 도리를 다하는 삶이라는 걸, 다시금 알아채야겠습니다. (여기서 '인간'은 '사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이야기의 맥락에서 '사람'은 man & woman만이 아니라, 살아가는 모든 존재가 곧 '사람'입니다.)


5. 돌봄과 돌보임...'돌보임'보다 더 좋은 말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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