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학당25-003] 2월 26에는 동학학당-생명학연구회 주최 동학학당 제2강좌 [호모쿠란스, 돌보는 인간이온다] 제2강이 진행되었습니다. [호모 쿠란스, 돌보는 인간이 온다]는 생명학적 관점에서 돌봄의 의미를 탐구하고, 돌봄을 사회적·문명적 전환의 핵심 가치로 제시하는 공동 저서입니다. '돌봄'이라는 최근의 핫한 주제를 두고, 생명학연구회에서는 "생명학"의 관점으로 돌봄을 돌아보는 공부를 2024년 내내 진행하고 그 결과로 이 책을 발간하였습니다. 생명학은 생명을 관계적이고 순환적인 존재로 바라보며,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과 비인간 존재들까지 아우르는 총체적 생명망 속에서의 상호 돌봄을 강조합니다. 이 책은 돌봄을 단순한 윤리적 실천이 아니라, 생명 지속과 생태계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원리로 해석합니다.
제2강도, 1강(2.20)과 마찬가지로 2명이 진행하였습니다.
1. 우석영 _ 인류세, 의복, 돌봄
우석영은 <인류세의 의복 돌봄: 알면 수선한다>라는 글의 내용을 토대로 <<인류세, 의복, 돌봄>>이라는 주제로 발표하였고, 신현경은 <시각적 자기돌봄: 이제는 비주얼 리터러시>라는 글의 내용을 토대로 중심으로 발표하였습니다다. 우석영은 의복 돌봄을 통해 인간과 자연, 그리고 물질이 맺는 관계를 재해석하며, 신현경은 시각적 자기돌봄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감각을 회복하고 생명적 감수성을 키우는 방안을 탐구하였습니다. 아래는 강좌의 강의 내용과 책의 내용을 종합하여 기자가 정리한 것입니다.
1. 우석영 – 인류세의 의복 돌봄: 알면 수선한다
우석영은 인간이 의복을 착용하는 유일한 종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옷이 단순한 보호 기능을 넘어 인간의 정체성과 사회적 지위를 규정하는 중요한 매개체라고 봅니다. 그는 의복을 단순히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물질적 존재로 보지 않습니다. 의복을 생명학적 관점에서 해석하며, 의복의 생산과 소비 과정이 인간과 자연, 그리고 다양한 비인간 존재들 간의 돌봄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우석영은 옷의 본질이 직물에 있으며, 직물은 다양한 생명 존재들의 협력 속에서 만들어진다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리넨 셔츠의 원료인 아마(亞麻)는 인간의 노동뿐만 아니라, 태양, 공기, 물, 박테리아 등 수많은 자연적 존재들의 돌봄을 받으며 성장합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단순한 생산자가 아니라, 자연과 협력하는 존재로서 돌봄의 관계망 속에 놓여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즉, 옷을 입는다는 것은 곧 지구적 동족의 돌봄을 받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현대 사회에서 의복의 과잉 생산과 폐기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돌봄 관계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그의 관점은 매년 1,000억 벌 이상의 의류가 생산되지만, 대부분은 짧은 사용 후 버려지며, 이는 쓰레기 문제를 넘어 생태계의 돌봄 순환을 파괴하는 행위로 작용한다는 점을 드러냅니다. 나이로비의 단도라 쓰레기 매립지와 같은 곳에서는 대량의 폐의류가 쌓이며, 이는 인간과 자연 모두에게 부담을 주는 돌봄 결핍의 결과를 보여줍니다.
우석영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복 돌봄’을 제안합니다. 그는 옷을 존중하는 태도를 넘어서, 적극적으로 옷을 돌보는 행동—즉, 수선하고, 오래 입고, 소비 패턴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의복 수선은 단순한 경제적 절약이 아니라 창의적인 행위이며, 인간이 자연과 맺는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그는 수선 공예를 통해 소비주의 문화에서 벗어나고, 돌봄을 실천하며,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감각을 회복할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우석영의 발표는 인간과 자연의 돌봄 관계가 단절된 현대 사회에서, 의복 돌봄을 통해 돌봄의 감각을 회복하고, 생명학적 전환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인간과 자연, 그리고 물질이 서로를 돌보며 공생하는 방식을 모색해야 함을 깨닫게 합니다.
의복이 우리를 돌본다는 신선한 관점에 많은 수강생들이 흥미를 보였습니다. 기자는 이 글이 '돌봄'을 가장 일상적인 수준에서부터 가장 근본적인 수준(분자)에까지 연장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보았고, 강의 또한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게 설명해 나가는 모습이 매우 즐겨웠습니다.
2. 신현경 – 시각적 자기돌봄: 이제는 비주얼 리터러시
신현경은 현대 사회에서 시각적 경험이 인간의 정체성과 자기 돌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비주얼 리터러시(시각적 문해력)가 생명 감수성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인간이 이미지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고, 자신을 타인에게 표현하며, 자신의 내면을 형성하는 과정을 설명하며, 돌봄이 단순한 물리적 행위가 아니라 감각적이고 심미적인 과정임을 강조합니다.
신현경은 현대 사회가 이미지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인간의 자기 인식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고 분석합니다. 과거에는 글과 언어가 사고와 의사소통의 주요 수단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이미지가 더욱 강력한 역할을 하며, 사람들은 SNS와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소비합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비주얼 리터러시는 생명적 감수성을 회복하고 자기 돌봄을 실천하는 중요한 방법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지 소비가 과도해지면, 인간의 정체성은 실제보다 이상화된 이미지에 종속되며, 이는 심리적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신현경은 이를 좌뇌적 시각(논리, 자기만 보는)과 우뇌적 시각(감성, 보이는 그대로를 보는)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주얼 리터러시를 키울 것을 제안하며, 감각을 회복하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합니다. 명상적 그림 그리기, 자연 관찰, 감각 훈련 등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돌보고,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생명학적 관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생명은 단절된 개체가 아니라, 서로 감응하고 연결되는 존재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돌보는 과정에서 생명성을 회복하고, 돌봄의 관계망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로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3. 강의는 계속됩니다
<호모 쿠란스, 돌보는 인간이 온다>는 생명학적 관점에서 돌봄을 재해석하고, 돌봄이 생명 지속과 사회 전환의 핵심 요소임을 강조합니다. 우석영의 "의복 돌봄"은 돌봄의 개념을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상호관계로 확장하며, 돌봄이 생태적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반면, 신현경의 시각적 자기돌봄은 현대 사회에서 감각을 회복하고, 자기 돌봄을 실천하는 과정이 생명성과 연결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번 강의에서 돌봄은 인간과 자연, 그리고 사회 구조 속에서 실천되어야 하는 총체적 과정이라는 점이 다시 한변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돌봄의 가치가 회복되지 않으면, 우리는 생태적 재난과 심리적 위기에 더욱 취약해질 것이다. 따라서 돌봄 사회로의 전환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과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