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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Jan 28. 2018

“현실은 우리가 선택한 것이다”

빅히스토리 읽기(1)

최민자 지음, [빅히스토리-생명의 거대사, 빅뱅에서 현재까지] 


[주 : 최민자 교수가 최근 펴낸 [빅히스토리 - 생명의 거대사, 빅뱅에서 현재까지](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에서 인용하여 이 지면을 통해 읽어갑니다.] 


우리가 세계나 삶이나 몸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먼저 새로운 방식으로 이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즉 많은 가능성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양자적 가능성 중 (우리가 선택한) 오직 하나만이 

우리가 현실로 경험하는 것이 된다.


거대사가 생명의 거대사일 수밖에 없는 것은 우주의 본질 자체가 생명이고 생명의 전일적 흐름(holomovement)과 연결되지 못한 것은 결국 허구이기 때문이다. 생명은 천·지·인을 포괄하며 전 우주가 생명의 전일적 흐름인 까닭에 생명 아닌 것이 없으므로 생명의 거대사인 것이다. 데이비드 크리스천은 우주와 생명을 근원적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우주의 본질이 생명이라는 사실을 깊이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크리스천이 거대사를 ‘다양한 학문 분야를 함께 묶어 빅뱅으로부터 현재까지의 과거를 통일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든 새로운 지식 분야’라고 했지만, 그것이 생명의 전일적 흐름과 연결되지 못하면 그가 주창한 ‘빅 히스토리’는 단지 분리된 무수한 사건들의 단순한 집합에 지나지 않게 된다. ‘빅 히스토리’라는 간판을 내걸고 우주론, 지구물리학, 생물학, 역사학 등의 다양한 학문 분야를 동원한다 할지라도 통섭적 사유체계에 입각한 패러다임 전환이 없이는 명실상부한 ‘빅 히스토리’가 되기 어렵다. 


생명의 거대사는 정신·물질 이원론에 입각한 낡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지식의 대통섭을 통해 ‘보이는 우주[현상계]’와 ‘보이지 않는 우주[본체계]’의 상관관계를 조망하는 역사이다. 말하자면 존재계와 의식계가 상호 조응·상호 관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역사이다. (빅히스토리-생명의 거대사, 빅뱅에서 현재까지, 35-36쪽) 


[중략]


생명의 거대사는 영성과 물성의 역동적 통일성에 기초한 생명의 순환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역학적(易學的) 순환사관에 입각해 있으며 통섭적 사고의 긴요성을 강조한다. 


서양의 발전론이―헤겔의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에서 보듯―의식의 진화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직선적인(linear) 변증법적 발전 방식을 기용한 것이라면, 동양의 순환론은 의식의 진화과정을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천지운행의 원리에 조응하는 순환적인(circular) 변증법적 발전 방식을 기용한 것이다. 


따라서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삼는 서양의 직선적 발전론과는 달리, 동양의 순환적 발전론은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로서 천리(天理)에 순응하는 삶을 살아야 함을 강조한다. 또한 서양의 분석적인 사고방식이 사물과 사람 자체에 주의를 기울이며 형식논리나 규칙을 사용하여 추리한다면, 동양의 종합적인 사고방식은 부분보다는 전체에 주의를 더 기울이며 사물들과의 관계를 통하여 파악한다. 


그럼에도 동양의 순환론과 서양의 발전론이 공통으로 지향하는 종국 지점은 주관과 객관의 조화를 함축한 이상사회의 구현이다.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의 만남에서 보듯 우리가 처한 문명의 시간대는 서양의 분석적 사고방식과 동양의 종합적 사고방식의 접합을 요구한다. 


생명의 거대사는 통섭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물성과 영성, 시공과 초시공을 관통하며 티끌 속에서 티끌 없는 곳으로 가는 길을 제시한다. 새로운 우주론에서 우주는 ‘상호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에너지-의식의 그물망’이다. 양자파동함수(quantum wave function)의 붕괴를 결정짓는 것은 바로 의식이며, 이는‘본질적 삶에서 일어나는 일체의 현상을 통제하는 주체가 심판의 신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임을 의미한다. 


“우리 세계와 우리 삶과 우리 몸은 양자적 가능성(quantum possibility)의 세계에서 선택된 그대로이다. 우리가 세계나 삶이나 몸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먼저 새로운 방식으로 이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즉 많은 가능성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양자적 가능성 중 오직 하나만이 우리가 현실로 경험하는 것이 된다.”

[Gregg Braden, The Divine Matrix (New York: Hay House, Inc., 2007), p.70]


세계든 삶이든 몸이든 우리가 인지하는 방식이 물리적 현실에 강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정신 능력의 ‘형태형성장’은 그것과 상호 작용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힘이 강력해져서 결국에는 물리적인 실체 자체의 모습을 변형시킨다고 루퍼트 셸드레이크는 말한다. 이는 시공(時空)을 초월한 공명현상(共鳴現象)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인류의 의식이 시공의 인큐베이터를 제거할 때가 되었다.

(빅히스토리-생명의 거대사, 빅뱅에서 현재까지, 85-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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