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히스토리 읽기 (3)
(빅 히스토리 읽기 (2) - 우주란 대체 무엇인가에 이어)
(빅 히스토리, 118쪽)
우주가 영원히 존재해왔고 또 존재할 것이라면, 우주는 시간 속에 그 기원을 갖고 있지 않는 것인가?
그럼에도 과학계에서는 우주가 과거의 어느 특정 시간대에 무(無)의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출현했다고 본다. 대다수의 우주론자들과 천문학자들은 물질계의 우주가 이른바 ‘빅뱅’으로 알려진 엄청난 폭발과 함께 우주창조가 이루어졌다는 이론에 견해를 같이 한다.
우주의 기원이 ‘영원’ 속에 있는가, 아니면 ‘시간’ 속에 있는가 하는 문제는 신학자들과 철학자들 그리고 과학자들에게 많은 혼란을 야기했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은 불변(不變)의 ‘보이지 않는 우주[본체계, 의식계]’와 필변(必變)의 ‘보이는 우주[현상계, 물질계]’의 관계적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데에 기인한다. ‘영원’과 ‘시간’의 분리는 생명의 자기조직화에 대한 몰이해에서 오는 것으로 본체와 작용의 분리에 기인하는 것이다.
본체[神·天·靈]의 관점에서는 ‘영원이지만, 작용[우주만물]의 관점에서는 ‘시간’이다. ‘영원’과 ‘시간’은 물질의 관점 속으로 들어온 인간이 하나의 이치를 양 방향에서 관찰한 것으로 본래 분리할 수 없는 하나다. 우주만물은 내재된 필연적 법칙성에 따라 생성과 소멸을 끝없이 순환 반복하지만, 그 실체인 ‘파동의 대양[氣海]’ 즉 우주의 창조적 에너지의 흐름은 영원히 이어진다.
(159-160쪽)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시공이 빅뱅 특이점에서 시작해 빅크런치(big crunch) 특이점(우주 전체가 재붕괴한다면)이나 블랙홀 속에 있는 특이점(별과 같은 국부적인 영역이 붕괴한다면)에서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실제로 우주에 시작이나 끝이 있는가에 대한 논란은 결국 인식론상의 문제로 귀결된다. 양자물리학자 데이비드 봄과 같이 ‘보이지 않는 우주’와 ‘보이는 우주’의 상관관계를 인식하는 경우, 입자란 것이 파동이 모여 에너지 다발을 형성한 것이고 그 파동의 기원이 우주에 가득한 초양자장이며 물질은 원자로, 원자는 소립자로, 소립자는 파동으로, 파동은 다시 초양자장으로 환원될 수 있다고 보는 까닭에 본체계[의식계]와 현상계[물질계], 전체성과 개체성의 무경계를 인식하게 되므로 우주에 시작이나 끝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켄 윌버는 ‘경계란 환상에 불과하며 우주에는 그 어떤 경계도 없다’라고 말한다. 마치 영토 그 자체는 경계가 없지만 지도화하면 경계가 생기듯이, ‘무경계 영토(No-Boundary Territory)’인 우주를 지도화하여 실재와 혼동하는 것은 치명적인 오류라는 것이다. 따라서 우주의 시작과 끝에 대한 논의는 어디까지나 물질적 우주에 국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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