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 밖에서 루터를 찾다
한국개신교는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이를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학술토론과 세미나와 저술활동 중에서 본 저서는 여타의 담론 과 구별되는뚜렷한 위상을 드러내고 있다.
이 저서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신학자 19명이 새로운 기독교가 태동될 것을 소망한 논문들을 모은 책이다.
1부는 루터신학 자체를 심화하고 서구적으로 적용하고 발전시켰으며
2부는 서구신학에서 루터를 비판적으로 극복하는 시도를 담았다.
3부는 루터신학의 긍정적 모티브를 한국적 정황에서 창조적으로 수용하고
4부는 루터에 대한 서구적 비판을 아시아적으로 재구성하였다.
이 책은 구성에서부터 편집의도를 잘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과거의 루터의 종교개혁을 역사적, 사회적으로 재조명하여 현재의 한국교회의 선교적 사명을 새롭게 전개하려는 형식적 기념행사를 위한 저술이 아니라, 한국개신교의 역사적 현장에서 치열하게 신학적이며 현실적 문제와 대결하면서 루터의 개신교 종교개혁을 넘어 새로운 종교개혁을 꿈꾸며 추구하는 탁월한 논문이다.
여기서 종교개혁의 명제로 제시되는 3대 명제인 성서로만 (sola scriptura), 은총으로만 (sola gratia), 믿음으로만 (sola fide)를 철저하게 비판적 재해석과 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오늘의 한국교회와 아시아교회의 현장에서 만나는 루터의 종교개혁 태제는 여지없이 해체되고 넘어서야 하는 신학적 비평이 제시된다. 가톨릭교회가 기독교를 로마화시킨 형태로 부패와 타락을 해 왔다면 지금의 개신교회는 자본주의화 된 종교를 진단하고 있다. 종교개혁의 압축적 교리인 ‘오직’(only)의 교리가 타락한 자본주의 문화를 떠 바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을 한다. 행위의 의로움을 묻지 않는 ‘오직 믿음’, 물질적 축복과 같은 가치로 이해된 ‘오직 은총’, 그리고 종교 배타적인 문자적 ‘오직 성서’가 개신교 내에 만연한 결과를 진단하고 있다.
교계 여기저기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지나가는 행사로 여기면서 자신에 대한 비판적 성찰보다 자기 변명과 안일한 개혁을 제시하는 것이 전부이다. 이런 역사 현실에서 이 저서는 "종교개혁 以後신학"을 추구하여 서구적 범주를 넘어서 한국개신교의 독자적 신학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루터 밖에서 루터를 찾다”라는 부제가 말하는 대로 종교개혁을 새롭게 비판하고 성찰한다. 기독교 개혁 500년 역사 이해를 통해 날카롭게 탐구하여 새로운 일체의 종교개혁을 태동할 수 있는 시발적 계기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탈 루터 그리고 탈 종교개혁을 추구하는 아시아신학과 한국개신교 신학의 염원이 본 저서에 잘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종교개혁을 다루면서 새로운 차원의 이해와 평가를 담아낸 비판적 담론이 담겨 있는 탁월한 저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