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다시개벽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걸음 Feb 13. 2018

"양심수 석방, 촛불혁명을 완성하는 마지막 관문입니다"

양심수 석방을 외치는 청년민중당 김선경 부대표

최성희| 본지 편집위원 [개벽신문] 제71호, 2018년 1/2월 합병호


석방산타실천단 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민중당 김선경 부대표

                                              


작년 초겨울이었습니다. 촛불혁명이 한창이던 광화문 광장에서 파란 조끼를 입고 열심히 서명을 받는 청년들을 처음 만났습니다. 그 이후 1년 내내 이 청년들은 꽤 자주 광화문 광장에 나왔습니다. 요즘처럼 청년들이 삶에 치여 힘들다고 하는 이 시대에, 이들이 이렇게 열심히 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양심수 석방’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9일,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단행되었던 특별사면에서 양심수들은 결국 모두 배제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양심수 석방 운동을 누구보다 열심히 했던 밝은 청년들의 모습이었습니다. 1년 넘게 양심수석방을 위해 활동했던 이들의 상실감은 크지 않을까. 어떤 힘으로 석방운동에 나섰던 것일까. 그들을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Q. 소속 단체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청년민중당 부대표 김선경입니다. ‘이석기의원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이하 구명위원회) 회원이고, 청년학생들로 구성된 ‘석방산타실천단’에서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아 활동했었습니다. 2013년 8월 28일에 이석기 의원 내란조작사건이 터졌고, 1년이 지나고 난 2014년 12월 19일에는 통합진보당이 강제 해산 당했습니다. 박근혜 정권하에 대표적인 정치탄압을 받은 정당과 그 정당의 국회의원이었던 이석기 의원 구명위원회가 구성되자마자 바로 가입을 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Q. 구명위원회와 석방산타실천단 등에서 활동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현재 진보정당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14년 전, 21살 때부터 민주노동당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진보정당의 당원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한국사회 평화를 위해, 그리고 더 인간다운 삶을 위해 진보정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여전히 그 마음으로 정당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박근혜정권 하에 다시 독재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정당 해산과 정치인 내란음모 조작사건을 목격했습니다. 저는 이런 탄압들을 마주하며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생각했고 그것을 지키는 것이 민주주의를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로 구명운동과 양심수 석방운동에 더욱 열정적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양심수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양심수란 자신의 정치적·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에 따라 활동하다 투옥·구금된 모든 사람입니다. 실정법을 위반했다 하더라도 권위주의 독재정권에 항거했던 반대자들, 1987년 6·10민주항쟁과 같이 국민저항권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폭력적 방법을 사용했던 투옥 인사들, 비전향 장기수 등이 있습니다.


Q. 현재 언론에서는 대표적인 양심수로 이석기 의원과 한상균 위원장이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 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근혜 정권에서 가장 숨기고 싶었던 사건이 국정원 대선 댓글 개입 사건입니다.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는 대법원에서 무죄로 판결 났고, 내란을 모의한 조직이라던 RO 또한 실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결국, 남은 건 내란선동이었습니다. 그 내란선동의 근거가 된 것은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당원들 대상으로 한 90분의 강연이었습니다. 그 강연에서 있었던 어떠한 말도 실행에 옮긴 것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징역 9년형을 받은 것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90분짜리 강연 내용에 대한 동의 여부는 그 강연을 들은 사람들이 판단하는 것인데 그것이 마치 내란을 선동한 것으로 판결한 것은 오히려 사상의 자유를 탄압하는 것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이 모든 조작 사건을 이용한 것은 국정원이었습니다. 결국, 국정원이 자신들이 저지른 사건을 덮기 위해서 우리 시대의 분단 이데올로기에서 파생된 종북몰이를 진보정당과 그 정당의 국회의원에게 덮어씌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내란음모사건으로 인해 옥살이하는 분들이 풀려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것입니 다. 또한, 박근혜 정권 아래에 많은 민중의 분노가 있었고 그 분노가 민중총궐기를 통해 모였습니다. 이런 민중들의 분노를 모아낸 집회를 개최한 혐의로 감옥에 있는 한상균 위원장 역시나 박근혜 정권 하에 탄압을 받은 것입니다. 집회시위 결사의 자유는 있는 것이고 그 안에서 발생한 폭력으로 인해 징역 3년형을 받았는데 그 집회를 주도했다는 혐의만으로 그 범죄까지 책임지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이들이 하루빨리 돌아오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이지 않을까요? 


6대 종단 호소문 지지! 청년대학생 기자회견



Q. 이런 양심수 석방 운동에서 청년들의 활동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이 시대에 가장 힘들다 는 청년들이 이토록 적극적으로 활동을 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양심수 문제가 사람들의 생활 속 가까이에 있는 문제가 아니라서 많은 관심이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영화, ‘1987’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가슴 아파하지 않았습니까. 영화 속 내용처럼 독재 시절에 민주주의를 위해서 많은 사람이 희생당했고, 그 희생으로 인하여 민주주의가 이렇게 발전해 왔습니다. 지난겨울, 우리가 촛불을 통해서 지키고자 했던 민주주의 국가란 사상과 정치적 탄압이 없는 나라일 것입니다. 

청년들이 양심수 석방 운동을 통해서 꿈꾸고자 했던 세상은 바로 촛불을 통해서 이야기했던, 인간이 인간다운 사회였고, 그런 새로운 사회에 대한 열망으로 석방을 외쳤던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시대의 역사 발전을 위해  지난 정권에서 탄압받은 사람들이 온전하게 돌아오는 것은 너무도 당연히 이뤄져야할 일입니다. 그래서 청년들에게 이 운동이 중요했고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것입니다.


Q. 청년들의 절실했던 활동 끝에 지난 연말에는 6대 종단(기독교, 민족종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천주 교) 지도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단체에서도 힘을 실어주었다고 들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6대 종단 지도자의 성명과 대통령과의 오찬 자리에서 전달한 양심수 석방 메시지는 역대 정권이 바뀌면서 있었던 그 어떤 종단 지도자들의 호소보다 더 명확하고 구체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그 의미가 어느 해보다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를 돌아보더라도 국민들의 힘으로 정권이 바뀌었으면, 지난 정권의 탄압 때문에 감옥에 간 사람들이 돌아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입니다. 여기에 공감한 6대 종단 지도자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와 국제인권단체, 청년대학단체 등에서 대표적인 양심수인 이석기 의원과 한상균 위원장 석방을 촉구한 것입니다. 이렇게 많은 단체가 함께 연대했기에 연말 대통령 특별사면에서 양심수 문제가 이슈가 되었습니다.


Q. 하지만 지난해 12월 29일,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단행되었던 특별사면에서 양심수 들은 결국 모두 배제되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사면을 통해 단 1명의 양심수도 석방되지 못했습니다. 큰 아쉬움을 느낍니다. 진정한 의미의 촛불 정신을 구현하고자 한다면 지난 정권에 부당한 탄압으로 감옥에 간 양심수들의 석방이 꼭 필요합니다. 정치적 계산을 할 문제가 아니며 적폐세력들의 눈치를 볼 문제가 아닙니다. 인간의 양심을 두고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양심수 석방은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결단만으로 이루어집니다. 대통령의 결심과 함께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내란음모사건부터 진보정당 강제해산까지, 지난 정권의 문제들을 바로잡기 위한 진실 규명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지난 정권에서 말도 안 되는 탄압이 왜 이렇게 빠르게 이루어졌는지 진실이 밝혀지고 그 부당함이 알려지면, 많은 국민들이 양심수석방 문제에 대해 공감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저희 청년들은 특별사면을 통해 모든 양심수가 석방되어 한국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이 발전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오랫동안 한국사회를 지배해왔던 적폐세력들은 정권유지를 위해서 분단 이데올로기를 사용했습니다. 생각이 다르면 종북으로 몰고갔던 일들은 하루 이틀 있었던 일이 아닙니다. 독재정권 시절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면 빨갱이로 이야기했는데  시대가 변하면 사라져야하지만 다시 진보를 이야기하면 종북이라고 부르는 일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의 자주와 평화, 통일을 이야기한다는 이유로 종북인지 아닌지 사상검증을 받아야 하는 일이 아직도 벌어지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매우 안타깝습니다. ‘이석기’라고 표현되는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과 ‘한상균’이라고 표현되는 대표적인 노동운동가, 이 두 사람이 감옥에 있는 상황이 현재 한국사회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시 이들이 감옥 문을 열고 나온다는 것은 곧 민주주의의 회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시작이 진정한 민주주의와 인권이 구현되는 세상이고 그런 나라가 진정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나라가 되지 않겠습니까. 앞으로도 민주주의와 인권을 바로세우는 길에 양심수 석방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유학(儒學), 어떻게 할 것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