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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Jul 14. 2018

간략히 글로 써서 가르쳐 보이다

-동학공부 9 

간략히 글로 써서 가르쳐 보이다
忘略記出 喩以示之(-수운, 포덕문)
...
어제 동학경전원전 강독을 시작하였습니다. 
내가 강사로 참여하지만, 나에게도 
다시 경전을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이번 동학경전 강독 목표와 시간을 고려하여 
그야말로, 망략독파(忘略讀破)해 나가는 강독이지만 
"함께 읽기"의 즐거움은 넉넉하였습니다.

어제는 수운의 저작 첫머리에 있는 포덕문을 읽었습니다. 
수운 선생이, 동학을 창도하게 된 경위
동학의 창도 과정에서 '한울님'으로부터 받은 사명과
그 사명을 수행하는 데 도구가 되는 주문과 영부를 받은 뜻
그것으로써 '보국안민'의 길로 나아가고자 하는 모습이
포덕문(布德文-덕을 펴는 글)의 대강입니다.

그 갈피마다 대체 불가능한, 중요 개념이 여럿입니다.
그 중에 하나, '덕(德)'의 의미도 재사심정하였습니다.

덕은 이해하기 쉽지 않은 개념입니다만, 비유컨대
하나 더하기 하나가 둘이 되는 것이 천리(天理)라면,
하나씩 모아가면 부유해지는 것은 천덕(天德)이 아닐지... 
덕(德)은 생생지덕(生生之德)이라, 생명의 원천이며 
만물이 나고(生命), 자라고(生長) 살고살리는(生活) 것이
천덕의 덕이 아닐지, "덕분에"라는 말이 그 뜻이 아닐지..

덕은 큰 덕(德)이라, 우주 전체에 차고 넘치는 것이지만
오늘 '비' 덕분에 덥지 않은 비의 덕도 있고, 
가벼운 '칭찬' 덕분에 하루종일 기분이 좋은 말의 덕도 있고
미물, 잡초에게서도 덕을 입을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처처유덕 사사덕분(處處有德 事事德分)입니다.
[cf.處處佛像 事事佛供]

베풀면/베풀어야 덕은 살아나고 
간직만 하면 덕은 죽습니다. [cf.우물은 퍼내야 마르지 않는다]

덕분에,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만...
망략기출하고 다시, 정좌존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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