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세동귀(與世同歸)_세상과 같이 돌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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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던 핫 이슈가
며칠이 지나지 않아 '가짜뉴스'로
판명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가짜뉴스는 아닐지라도, 그 뉴스에 달리는 댓글이
뉴스 자체보다 더 무시무시한 경우도 허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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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인터넷에서 형성된 '공분(公憤)' 덕분에
자칫 유야무야될 수도 있었던 사건이
'정의롭게' 귀결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어쩌면,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더 많은 경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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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밥 한공기 99%의 밥에 1%의 콩이 섞이면
"콩밥"이 되듯이, 참과 거짓이 섞인 광장은 그 자체로
'거짓이 넘치는 광장'이 되어 버리곤 합니다.
진실의 현장 자체가 아니라, 인터넷(미디어)을 거치는 동안
두 번, 세 번, 심지어 네다섯 번의 '가공'과 '전달'을 통해
진실에 관한 의견에 다시 그 의견이 덧보태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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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아예, SNS와 담쌓고 지내는 '지혜로운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혹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거름장치를 만들어
선용하는 분들도 적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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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레기'라는 말이 상용되는 까닭도 그 어간에 있습니다.
기자의 전문성과 매체의 독점에 짓눌려 지내던 대중이
이제 열린 매체(SNS)와, 기자 뺨치는 안목을 갖추고[cf.가방끈]
기자들의 음흉한 의도와 허술한 글쓰기를 여지없이
반박할 수 있게 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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堯舜之世 民皆爲堯舜 斯世之運 與世同歸
요순의 세상에는 백성이 다 요순같이 되었고
이 세상 운수는 세상과 같이 돌아가는지라
[동경대전. 논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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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옛날[上古]에는 요순임금이
세상에 덕화를 베풀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요순이 요순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요순같은 백성들이 요순의 세상을 만들고
요순의 세상이 요순을 만드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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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는 것이 내 마음이 되고
내 마음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내가 듣는 것이 내 마음이 됩니다.
내 마음/생각을 말로써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표현하는/할 수 있는 말에서 생각/마음이
이루어집니다. [cf. 찬 음료수 병 표면에 맺힌 물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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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맑고, 새롭고, 깨끗하기를 바라고 바라는 것은
그곳이 내 마음의 고향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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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면, 내 눈앞의 풍경을 깨끗이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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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귀에 들리는 소리를 고르게 하고,
[cf.옛 사람들이 사람 가르치기를 "물 뿌려 소제하는 일"과
"남의 말에 응대하는 법"으로 시작한 마음을 헤아리며-小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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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의 어휘(말)를 넓혀 가는 책 읽기와 대화[공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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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는 일과 같은 일과가 되어야겠습니다.
안연이 인에 대해서 묻자
孔子께서 말씀하시길
“자기를 이기고 예를 따르는 것이 인이니,
하루라도 자기를 이기고 예를 따른다면
천하가 인으로 돌아가게 되니.
인을 하는 것은 자기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니,
어찌 남에게 의지하는 것이겠는가!”
안연이 말했다.
“그 구체적인 방법을 묻겠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예가 아니면 보지 말며,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며,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라.”
안연이 말했다.
“제가 비록 불민하지만, 이 말씀을 받들겠습니다.”
顔淵問仁한대
子曰克己復禮爲仁이니
一日克己復禮면 天下歸仁焉하리니
爲仁由己니 而由人乎哉아
顔淵曰 請問其目하노이다
子曰非禮勿視하며 非禮勿聽하며 非禮勿言하며 非禮勿動이니라
顔淵曰回雖不敏이나 請事斯語矣리이다
- 공자, <논어(論語)> 안연편(顔淵篇)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