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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Jul 20. 2018

내 마음을 그 땅에 보내라

-동학공부 14

내 마음을 그 땅에 보내라 [送余心於其地]
...
근시안.
멀리 내다보지 못하는 좁은 소견을 말합니다.
백에 아흔아홉쯤은, 버려야 할 것으로 말합니다.
무슨 일이든, 근시안적으로 접근하면
일하는 도중에 예상치 못한 온갖 장애가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
멀리 보라는 말은 넓게 살피라는 말도 됩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마음가짐도 반(反) 근시안입니다.
참을 인자 세 번이면 살인을 면한다는 말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근시안을 탈피하는 것은
심호흡을 깊이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마음의 문제와 연결됩니다. 
..
근시안도 문제지만
원시안도 문제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일, 눈앞의 일, 오늘 하루의 일도 다 못하고
엄벙덤벙 오지랖 넓게 일하/말다가는 낭패하기 십상입니다.
격물치지 성의정심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란 말씀도
行遠自邇, 가까운 데서 먼 데로 나아가고
登高自卑, 낮은 데서 높은 곳으로 나아가는 이치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
근시안이든 원시안이든 그것을 탈피하는 것은
생각을 하는 데서 이루어집니다.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를 발휘하는 것입니다.
지혜는 짜내는 것이 아니라, 정좌존심으로 길어 올리는 것입니다.
나를 닦아야, 지혜가 샘솟아 오릅니다.
..
멀리 구하지 말고, 나를 닦으라는 답은(전팔절)
"밝음이 있는 곳을 알지 못할 때"의 마음가짐이요 수도법입니다.
..
또 다르게는 "내 마음을 그 땅에 보내라"고 하였습니다.(후팔절)
'그 땅'은 왠지 '먼 곳을 바라보라'는 뜻으로 들립니다.
..
이 우주에서 가장 먼 거리가
"머리에서부터 가슴까지"라고 하지요.
그런 점에서 '그 땅'은 먼 곳이 틀림없습니다.
그 땅은 한울님의 자리일 겁니다.
한울님은 무소부재(無所不在)하고, 내 '안'에 모시고 있으므로
나와는 한 치의 '틈'도 없으므로, '거리가 없습니다.'
거리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가깝기도 하지만
반면에 무한대일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
부부 사이가 '무촌'인 뜻/이유/이치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
그 땅은 마음으로 가는 길은 마음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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