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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Aug 14. 2018

악마의 주술에서 풀려나는 한반도

북한의 변화와 신뢰성 문제

[개벽신문 제76호, 2018년 7월호] 개벽광장

고 은 광 순 | 평화어머니회 대표


북한 아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북한의 국호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것을 힘들게 알아낸 것이 내가 사회학을 공부하던 대학생 시절이었으니 40여 년 전 일이다. ‘괴물나라’의 국호에 민주주의, 공화국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하여 타 대학 남학생에게 그 사실을 말한 적이 있는데 그 때문에 얼마 후에 친구를 통해 선배의 호통이 내게 전달되었다. “내가 선배라고 어디 가서 말하고 다니지 마라!” 


북의 정식국호를 말하는 것만으로도 신변이 불안했던 시대가 박정희 전두환에 이어 이명박 박근혜 정권까지 수십 년간 이어져 왔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기인 인공기를 드러내거나 활용하는 행위는 ‘국가보안법 7조 고무찬양죄위반’에 해당되어 몇 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북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남쪽에서는 허용하려 하지 않았다. 최근 들어 오로지 탈북자들의 비판적 발언만 허용되었을 뿐이다. 4월의 남북정상회담 이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존재를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게 되었으므로 이제야 비로소 북쪽 한국(북한)이라는 이기적

인 단어 말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게 되었다.


놀랍게도 올 봄 조선에서 내려온 문화사절단은 남쪽 노래를 상당히 많이 알고 있었다. 평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김련희 씨는 조선에서는 남에 대해 헐뜯거나 증오심을 북돋우거나 금지하는 걸 교육받거나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심지어 고난의 행군 시기에 조선의 지하자원을 팔아 인민의 주린 배를 채우자는 제안에 대해 남북이 통일되면 함께 써야 할 자원이라며 지도부가 거절했다고 했다. 그동안 상대에 대한 정보를 차단하거나 부정적인 면만을 부각시키려 했던건 뜻밖에도 북쪽이 아니라 오히려 남쪽이었던 모양이다. 그러니 국민 대부분이 조선을 거의 알지 못하는 ‘북맹(北盲)’이 될 수밖에.


작년 9월 어쩌다가 민주평통 여성분과위원회의 상임위원이 되었다. 평창올림픽에 조선이 참가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상임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평화걷기조직위와 함께 평창에서 동쪽 최북단에 있는 고성 OP까지 4박 5일 걷기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그런데 우리가 준비한 여러 가지 구호 중 ‘평화협정 당장 하라! (Peace Treaty Now!)’는 계속 사무처의 반대에 부딪혔을 뿐 아니라 여성분과위원회 내부의 분열까지 가져왔다. 통일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통일보다 정권의 입맛에 길들여져 있어 쉽게 체질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일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남남갈등을 줄이려면 북에 대한 공포와 증오, 몰이해를 다 줄이고 지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4박 5일 여정 중에 걷기 진행팀은 북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재일동포3세인 박영이 감독의 다큐영화 <하늘색 심포니>를 본 뒤 소감을 나누는 자리를 만들었다. <하늘색 심포니>는 댈러스아시안 영화제 다큐멘터리 수상작으로 2014년 일본 이바라키 조선학교 고등과 졸업반 11명이 예년과 같이 조선으로 2주간 수학여행을 할 때 박영이 감독이 동행하며 찍은 95분짜리 영화다.


95분짜리 영화에서 90분이 조선의 풍경이며 학생들과 같이 다니며 찍었기 때문에 조선에 관한 어떤 기록보다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조선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박 감독이 찍은 필름을 조선 당국은 일체 체크도 하지 않았고 검사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학생들의 3대 4대 할머니 할아버지가 제주, 호남, 영남에서 주로 건너왔음에도 학생들이 조선을 조국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고난에 닥친 재일동포들을 외면해 온 ‘부유한 남쪽’과 달리 ‘가난한 북쪽’에서는 교육원조비와 장학금 등을 몇 십년동안 보내왔기 때문이다(대한민국 사람들 중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선행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영화 속에서 우리는 곳곳에서 한데 어울려 즐겁게 노래하고 춤을 추는 ‘조선인민’들을 보았다. 소풍 나와 음식을 준비하던 어머니는 자식이 장차 교수가 되는 교원대학에 다닌다며 연신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수학여행을 간 이바라기 학교 학생들은 조선의 학교를 방문해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놀고 함께 먹고 노래를 부르며 헤어지기 아쉬워했다. 수영장에서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타다가 부닥뜨리는 처녀 총각을 보며 수학여행을 간 남학생 여학생들은 들떠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러다가 미대통령 오바마가 ‘North Korea는 형편없이 자유가 억압되고 통제가 심한 지구상의 아주 위험한 국가’라고 말하는 화면이 등장하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생뚱맞게 보이던지. 영화를 통해 생생한 조선 인민의 삶을 보면 오바마를 비롯해 미국의 언론에 길들여져 있는 서방국가의 사람들이나 남쪽의 ‘북맹’들이 그동안 얼마나 눈에 두꺼운 딱지를 붙이고 북을 오해해 왔는지 잘 알게 될 것이다.


양반과 상놈이 존재하던 조선시대, ‘윗분’들의 갑질에 넌더리를 치던 ‘아랫것’들인 을들은 나라의 독립과 인간해방을 기치로 내걸어 항일운동을 가열차게 했고, 일경을 피해 국경을 넘어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조선에서 숙청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개는 독립운동가로 인정받거나 정치가로 활약했다. 조선시대 신분제 사회의 적폐, 일제 식민강점의 적폐를 주체적으로 청산하면서 그들은 남쪽이 이루지 못한 친일, 부일배들을 정리했고, 외국의 문물에 휩쓸리는 것을 거부해 고유의 말과 글을 훼손되지 않게 간직하려 애썼으며, 조선시대 민중들이 꿈꾸었던 차별 없는 세상, 일제에 저항하며 꿈꾸었던 인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세상을 일구어 나갔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남보다 튀는 출세라는 것이 의미 없게 되니 어린이들의 재능은 국가가 알아서 발굴하고 키우며 경쟁 대신 협동의 정신을 강조하며 함께 어울리는 문화를 만들었다. 물자가 부족하니 그것이 거칠고 소박하지만 그들이 갖는 자부심은 누구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반면에 남쪽은 일본 다음으로 들어온 미국이 이승만을 내세워 친미국가를 만들려고 하는 바람에 친일, 부일배들을 정리를 하는 건 고사하고 오히려 다시 높은 자리에 올려 세우고, 미국의 문물이 말, 글, 문화를 물들여 국어보다 영어를 먼저 배우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미국의 경제원조로 천박한 자본주의가 정착하면서 남보다 돈과 권력을 많이 갖기 위한 야비한 경쟁사회가 되었다. 친일파가 친미파로 옷을 바꿔 입으며 분단을 통해 이익을 얻게 되니 반공제일주의를 내세우고 진보적 주장을 하는 자를 빨갱이, 종북세력이라 매도하거나 공포정치를 위해 간첩조작사건들을 일으키며 통일을 방해해왔다. 남쪽은 번쩍거리지만 외세의존적이며 갑질이 횡행하며 경쟁 때문에 이기적인 품성을 갖는 저질국가가 되었고, 북쪽은 초라하지만 자존심 강하고 주체적이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실현하려는 나라가 되었다.


박영이 감독은 2014년 영화를 찍을 당시 이미 14차례나 북을 방문한 경험이 있었으며, 평양뿐만 아니라 시골의 구석구석도 다녀볼 기회가 있었다고 했다. 시골은 평양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삶의 행태는 크게 다르지 않더란다. 그는 조선인민들이 일본 사람들이 갖지 못한 종류의 행복들을 누리고 있는 걸 부러워했다. 국가적으로 보면 조선의 유일한 우환은 미국의 위협과 옥죄임이다. 일제에서 해방된 이후 독립된 국가를 애써 일궈온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억울하고 불쾌한 일일 것이다. *




억울한 우리들!


영상물을 보는 동안 내 가슴에 박혔던 단어가 있다. 억울(抑鬱). 눌리고 막혀서 답답하기 그지없는 상황. 일본의 조선학교에 뜻밖에도 일본인 교사가 있었다. 그가 조선학교의 교사가 된 이유는 일본학교와 체육경기 중 조선학생들이 부당한 판정을 받고 항의를 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을 보고나서 조선학생들이 겪는 ‘억울함’을 알게 되었고 그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일생 억울한 삶을 강요당하는 것, 그것처럼 화나는 일이 어디 있을까. 그러나 억울함을 당하고 산 것은 그들만이 아니다.


지난 3월 1일 광화문에선 보수 진보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근처의 복잡한 식당에서 우리 일행은 이미 식탁에 앉아 있던 두 사람과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한반도기를 갖고 있던 우리들에게 그들이 슬슬 질문을 던졌다. 북과 통일되기를 바라느냐, 적화통일이 될 터인데 그래도 좋으냐…. 그들의 정체를 알게 된 우리는 그들이 조선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되물었다. ‘감옥, 총살, 자유 없음’ 세 단어로 북을 이해하는 그들. 남쪽의 친미정권들이 오랫동안 미국을 마치 하느님 나라인 것처럼, 세상 둘도 없는 은혜로운 우방인 것처럼 교육하고 반면에

북은 지옥 같은 나라라고 국민을 길들여 왔으니 아직도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친미정권들은 국가보안법을 신성한 보검처럼 수시로 휘둘러 국민을 통제하기 위해 수많은 간첩사건들을 조작하며 국민을 주눅 들고 공포에 떨게 하고 국민의 인권을 유린했다. 그러니 바보처럼 길들여진 태극성조기 부대도 희생자고 저들에게 통제를 당하거나 저항하느라 죽음도 무릅써야 했던 국민들도 희생자다. 분단으로 이익을 본 분단마피아들을 제외하고 누구인들 억울하지 않겠는가. *


가장 억울한 것은 조선일 것이다. 조선은 미국에 의해 ‘악의 축’으로 규정되어 세계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아 왔다. 눈총뿐이랴. 군사적 협박, 경제적 옥죄임으로 도무지 숨도 쉬지 못하게 몰려왔다. 남쪽 정부들은 미국의 무기들을 엄청나게 사들여 미국의 군수산업자본가들을 배부르게 해 주고 ‘남을 침략하려는 북의 야욕’에 맞선다며 50년 가까이 코앞에서 미국과 함께 합동군사훈련(전쟁연습)을 지속했으니 그 압박감이 오죽했으랴. 핵개발 초기에 미국이 그들에게 핵개발을 중단하면 들어주마고 했던 경수로 건설, 중유공급 등의 약속과 클린턴이 약속한 평화국면은 부시가 들어서며 대북강경책으로 바뀌고, 게다가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 최강의 제재와 군사적 압박을 벌여 왔으니, 번번이 먼저 약속을 깨버린 미국의 말을 조선이 믿고만 있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들이 미국의 핵위협에 맞서기 위해 핵을 개발한 것은 어쩌면 지당한 것 아닌가?




북핵의 평화력


가장 억울했을 조선! 조선이 억울함을 풀기 위해 자구책으로 결정한 것이 핵무력 완성이다. 2017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nter 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을 모두 성공시킨 조선에 대해 남의 분단마피아들은 북이 남침을 꾀하고 있다고 억지 선동을 하며 미국의 군사력에 더의존해야 한다고 떠들었다. 그러나 핵무기는 남을 향한 것이 아니라 미국 본토를 겨냥한 것이고 미국을 치겠다는 위협이 아니라 ‘미국의 조선에 대한 모든 부당한 협박과 제재를 풀라’는 함성이었다.

놀랍게도 북은 2013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7차회의에서 ‘자위적 핵 보유국의 지유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하여’라는 법령을 채택하고 제 1조에 미국의 적대시정책과 핵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갖추게 된 정당한 방위수단이라는 것을 밝히고 제9조에 궁극적으로는 핵무기가 없는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투쟁하며 핵군비경쟁 반대와 핵군축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협상테이블에 나오겠다고 하자마자 조선이 풍계리의 핵시설을 국제기자단의 입회하에 붕괴시킨 것은 이미 오래전에 그들이 준비한 세계평화

를 향한 계획의 하나였다.


조선이 핵무기를 통해 원하는 것은 미국이 던져주는 고기나 경제원조가 아니라 인정이며 불간섭이며 모략의 중단이다. 그들이 원하는 건 정복과 침략이 아니라 소통과 평화다! 어떤 이는 이것을 ‘북핵의 평화력’이라고 부르는데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 있을까 싶다. 조선에게서 오랫동안 웅크렸다가 드디어 날아오르는 웅대한 용의 모습을 본다. 촛불의 힘으로 김기춘, 박근혜, 최순실이 구속되면서 지긋지긋하게 비이성적이던 선거판도도 바뀌었다. 조미정상회담과 그 후속작업들도 잘 진행되고 있고, 대화와 소통의 강화, 협력의 확대라는 의미를 품

고 중러, 중미, 러미가 움직이고 있으니 남북관계는 이제 두 번 다시 거꾸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탐욕스러운 강대국과 친일 친미 분단마피아들이 한반도에 걸어 놓았던 악마의 주술은 이제야 풀리고 있다.




2018 국제여성평화걷기


5월 23일부터 26일까지, 노벨평화상을 받은 매이리드 맥과이어를 비롯한 국제평화여성운동가들 30명이 방한해서 2018 국제여성 평화걷기 행사를 했다. 함께 촛불행진을 하며 미대사관 앞에서 ‘PEACE TREATY RIGHT NOW!’를 외치고(23일), 심포지움을 열고(24일), 국회에서 한반도의 지뢰사용금지와 제거를 위한 기자회견과 트럼프의 조미정상회담 취소에 대해 미대사관 앞에서 회담 개최 촉구 시위를 하고(25일), 임진각에서 천 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통일대교를 지나 도라산역까지 걸었다.(26일) 뜨거운 날씨에 절룩거리며 걷는 참가자(앤. 72세 북 에이레)에게 힘들면 노약자를 위한 버스를 타라고 권유하니 평화를 위해 고통을 참을 수 있다며 끝내 사양했다. 괌에서 온 리자는 괌의 29%의 땅이 식민지처럼 미군 기지로 이용되어 독립을 꿈꾸고 있다고 했다. 하와이에서 온 칼라마는 하와이 인근의 22%의 섬을 미국의 군대가 점령하고 있는데, 한국 마을의 모형을 만들어 전쟁훈련을 한다며 평화와 공동번영으로 나아가기 위해 전쟁과 군사주의 없는 세상으로 만들어 나아갈 것을 제안했다. 도라산 역 옆의 평화공원에서 참가자 천여 명은 오방색 천과 핑크 천을 함께 잡고 크게 원을 만들어 춤을 추며 하나가 되었다. 미국에서 온 마고(Margo)는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어 춤출 때 깊은 감동으로 눈물을 흘

렸다. 남성의 얼굴을 하고 있는 군사주의는 가라!



2018 국제여성평화걷기 행사 포스터




조심해야 할 단 하나의 상대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세계의 경찰이 되고 싶어 하는 군사주의 국가 미국은 막강한 군수산업자본에 휘둘려 오히려 세계 곳곳에서 폭력과 살상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과 서방의 언론은 조선의 지도자 김정은을 희화화하며 나쁜 정신병자로 몰아 왔지만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한반도를 비핵화하여 평화를 일굴뿐만 아니라 세계의 비핵화를 요구하며 세계의 분쟁을 해결할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구촌 역사 속에서 막강한 상대를 압도할 수단을 힘들여 만들자마자 먼저 내던져 버리는 지도자가 도대체 어디에 있었단 말인가!


트럼프와 김정은이 싱가포르에서 세기의 회담을 하고 있을 때 종편TV에 나온 국민대 정치학교수는 자기들 모임에서 <북핵 보유+미군주둔>과 <비핵화+미군철수>의 상황에서 하나를 택한다면 전자를 택하겠다는 학자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늘어 놓았다.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 청맹과니들 외에도 조심해야 할 상대가 있으니 그것은 막강한 권력과 재력을 가진 미국의 군수산업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들이다. 1961년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퇴임사에서 그들이 미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파괴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는데, 그들은 미국의 막대한 예산지원과 정치적 도움으로 안정된 시장을 확보하고 높은 독점적 이익을 얻으며, 미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파괴해왔다. 그들의 이익을 위해 지구촌에는 끊임없는 전쟁으로 살상이 지속되고 있다. 그들이 지금 제일 두려워하는 상대가 바로 김정은 아닐까? 트럼프는 김정은을 만난 뒤 김정은은 재밌고, 스마트하고, 재능이 많은 훌륭한 협상가라고 말했다. 미국과 조선의 관계가 정상화되고 국제사회가 김정은에게 호감을 표하고 있을 때 군수산업자본가들은 김정은에 대한 국제적 인기상승과 조미평화협정이 가져 올 평화바람에 극렬한 저항을 꾀할 것이다.




제일 센 무기는 평화다!


그들의 준동을 막을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그들의 조작과 위협에 맞서려면 평화를 바라는 우리는 세계적 연대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개벽세상이 왔다, 평화의 시대가 왔다’고 외치고 유엔의 기구이건 시민단체들이건 군사주의의 종말, 무기생산의 금지를 위해 함께 애써야 한다. “멍청한 자 전쟁 부추기고 지혜로운 자 평화 일군다!”는 말을 각 나라마다 교과서에 넣었으면 좋겠다. 정치와 외교로, 소통과 이해로 문제를 풀어나가야지 무기를 들이대고 항복을 요구하는 것은 천하에 찌질한 짓이다. 억울함이 생겨나면 또 다시 저항이 생기고 폭력이 난무하게 된다. 억울함이 생기지 않도록 해법을 찾아내면 인류는 스스로를 진화시킬 수 있다. <하늘색 심포니>를 본 여성평화걷기 참가자들은 다음과 같은 소감을 털어놓았다.


“미안하다. 몰랐다. 고맙다. 감동이다. 부끄럽다. 이런 시각의 영화가 많이 나와야 한다. 북에 대해 무지한 현실을 통탄한다. 큰 위로를 받았다. 슬프지만 아름답다. 교포 학생들에게 ‘착하게만 살지 말고 강하게도 살아라!’고 조언하는 북한 교사의 이야기가 가슴에 남는다. 더 간극이 커지고 깊어지고 넓어지기 전에 빨리 교류해야 한다. 일본에서 인종차별에 굴하지 않는 교포학생들의 모습에 희망이 보인다. 소중하며 훌륭한 작품이다. 교포학생들이 무국적이라는데 놀랍고 슬프다. 일본사회에서 민족학교를 세워 민족정신을 이어가는 교원들과 일본교포에게 갈채와 존경을 보낸다.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영화. 제목만큼이나 마음의 울림이 크다. 북한의 현재의 생활의 여유가 느껴지고 미래도 차분히 준비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북한의 모습이 생각보다 자유롭다는 느낌에 놀라웠다. 북이 미국과 세계를 상대로 당당한 모습으로 자기주장을 표현하는 모습이 어디에서 시작될 수 있었는지 알 것 같다.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봐야 한다. 공중파 방송에서 꼭 방영되어야 한다.”


영화 한 편을 보고도 이렇게 생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한민족이며 고통스러운 현대사를 함께 겪었기 때문이다. 서로를 제대로 이해하기만 하면 남남갈등, 남북갈등은 아주 쉽게 극복될 수 있다.


굶주려가며 핵을 만들고 결정적일 때 던져버린 김정은에게 감사를 보낸다. 부드럽고 따듯한 인내심으로 교통정리를 아주 잘 하고 있는 촛불 대통령 문재인에게 감사를 보낸다. 군축을 제안한 조선의 희망대로 앞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가 군축을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이 이루어지고 만국의 병마가 다 물러가면 개벽세상이 오리라던 해월의 말씀대로, 이제 한반도는 우리 역사에서 한 번도 가지 못한 길을 가게 될 것이며 한반도에서 피어날 평화와 상생의 꽃은 세계만방에 꽃과 향기를 퍼뜨리게 될 것이다. 우리 삶의 곳곳에서

개벽이 일어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때다. 인류를 구원할 제일 센 무기는 평화이며 하늘마음을 품은 가슴들이다!


* 이 글은 씨알의 소리 7/8월 호에 기고한 것을, 잡지사의 양해를 얻어, 수정기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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