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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Aug 18. 2018

"토착적 근대화 학술발표 이야기2"

-동학공부 38

"토착적 근대화 학술발표 이야기2" 
...

1.
종합토론에서 김태창 선생은 근본적 문제제기로 '토착적 근대화'라는 말은 동학/원불교/한살림과 같은 '개벽파'의 사상과 운동과 지향을 대표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하면서, 접화군생의 '접화적 근대화'라는 말을 제안하였다.  


이는 첫째, 동학을 비롯한 개벽파의 사상/운동/지향이 서(西)와 다른 독자성, 동아시아적 전통, 한국 고대 이래의 고유성으로부터 연원하는 것이면서도, 한편으로 무시하고/외면할 수 없는 것은, '서'와 만나면서 촉발된 사상/철학/종교라는 점을 반영하고

둘째, 시간을 과거로 연장하여, 한반도의 여러 국가를 관통하는 '한-사상'이 중국(대륙)과 일본(미국, 해양)이라는 이질적면서도 강력한 세력 사이에서도 그 독자성을 유지하고 독립성을 잃지 않고 수천 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저력은 바로 주변과 '접화'하는 데서 탁월한 저력을 발휘한 '한-인'들의 특성이 발휘되었기 때문이 아니냐면서, 그것을 대표/표현/현상하는 말로서 '접화'를 제안한 것이다.


특히 이 '접화군생'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제안하신 최치원은 당시 세계의 중심문명이던 중국에 나아가 세계 차원의 문명을 '접'하고 돌아와 이 말을 쓰게 되었다는 점도 접화(군생)을 단지 화랑도의 수양덕목으로만 한정할 수 없게 한다는 말씀도 (김태창 선생님이) 덧붙였다. 


이런 관점에서 오늘의 동학(개벽파)의 과제를 생각해 보면, 동학(천도교)의 고유성(차별성)과 자생력(우수성)을 강조하고 강화하고 강권할 것이 아니라, 다른 종교/철학/사상과 서로 연계하고 연대하고 연락(교류)하는 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은가 한다. [cf. 吾道似儒似佛似仙而非儒非佛非仙其實萬古無之無極大道] [cf2. 손원영 교수(목사)님의 '가나안교회' - 페북 참조]


종교간 연계/연대/연락만이 아니라, 한일/한중/한미 간의 연계/연대/연락도 또 다른 의미 - 전복적 사고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깨달음도 즐거운 과제로 다가왔다.


천도교중앙도서관이 지향하는 바, 작은 공부공동체가 바로 그러한 의미에서 '연계/연대/연락의 플랫폼으로서 기능하도록 정성/공경/믿음으로 정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날 나온 근대화 관련 용어들은 토착적, 접화적, 영성적 근대화; 자생적(2,30년 전); 내발적, 외발적 근대화(일본) 등이었고, 이중 '영성적 근대화'라는 말이 가장 자주 발화(發話)되었다. 
또 '근대화'라는 말 대신 '근대성'이라는 말로써, '근대화'에 개재(介在)하는 국가주의적 흔적을 제거하자는 제안도 유념할 만했다.


2. 

'토착적'이라는 말을 이번 학술발표회에 쓰게 된 이유(실제 현장에서 여러 우려가 나온 데서 알 수 있듯이, 문제가 없지 않음에도 불구하고)는 한국의 '근현대사'를 우리 스스로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조명하고, 정의하고, 재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날의 학술발표회의 의의는 문자 그대로 "역사적"이며 "미래 지향적으로 열린 것"이며, "자주적(정치적 함의만이 아니라 철학적/종교적/영성적 차원에서)"인 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나의 이름을 부르고, 나 스스로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 그것도 '유아론'이 아니라, 관계(접화) 속에서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스스로 유아기를 벗어나는 일이며, 노예(식민지)로부터 벗어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3.

그러한 자기 호명(號名)의 명호(名號)를 조성환, 이병한 두 분 '박사님'은 "개벽파"라고 하였습니다.


추신 

1. 인간은 자기가 경험한 것을 알아가지만, 자기가 아는 것을 경험할 뿐이다. 그리고 그 앎은 '언어'를 매개로 하여 왕복한다. [cf1. 무왕불복지리 / cf. 이기상 曰, "우리는 모국어가 우리를 대신해서 사유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것이 하이데거가 의미하는 '인간이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 말한다.'의 본뜻이다]

2. 이기상 : "비트겐슈타인 이후로 “철학의 종말”은 유행어가 되었다. ... 서양철학자들도 지금까지의 철학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제 철학은 이성 중심일 수만은 없다. 다원성, 다중심, 다문화의 지구촌시대에 철학은 이제 감성, 지성, 이성, 영성을 모두 아우르는 “문화철학”이 되어야 한다. 서양이 버리려고 하는 철학태도를 우리는 뒤늦게 수입해 와서는 그 철학에 목을 매고 있는 게 그들의 눈에는 가련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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