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불망 하여스라
동학(東學)을 한다는 것은 다른 표현으로 심학(心學), 즉 마음공부하는 것이다.
‘동학공부’ ‘동학함’을 어렵게 생각하는 것을 경계하여 이르기를 "동학은 심학이니, 그 뜻을 잃지말라(不忘其意, <敎訓歌>)"고 하셨다. 마음공부를 해서 무얼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군자(君子)가 되자는 것이며, 동귀일체의 세상을 이루자는 것이다.
“군자의 덕은 기운이 바르고 마음이 정해져 있으므로 천지와 더불어 그 덕에 합하고 소인의 덕은 기운이 바르지 못하고 마음이 옮기므로 천지와 더불어 그 명에 어기나니….(君子之德 氣有正而心有定故 與天地合其德 小人之德 氣不正而心有移故 與天地違其命 此非盛衰之理耶, <論學文>)”
수운 선생은 도(道, 東學)를 공부하는 기본자세가 이 ‘잊지 않음’에 있음을 간절히 깨우쳐 말씀하셨다.
“어화 세상 사람들아 이내 경계 하는 말씀 세세명찰 하온 후에 잊지 말고 지켜내어 성지우성 공경해서 한울님만 생각하소. 처자 불러 효유하고 영세불망(永世不忘) 하여시라(<勸學歌>).”
해월 선생은 다시 이를 자세하고 친절하게 풀어 말씀하셨다.
“내가 젊었을 때에 스스로 생각하기를 옛날 성현은 뜻이 특별히 남다른 표준이 있으리라 하였더니, 한번 대선생님(수운 최제우)을 뵈옵고 마음공부를 한 뒤부터는, 비로소 별다른 사람이 아니요 다만 마음을 정하고 정하지 못하는 데 있는 것인 줄 알았노라. (중략) 여러분은 내 이 말을 터득하여 스스로 굳세게 하여 쉬지 않는 것이 옳으니라. 나는 비록 통하지 못했으나 여러분은 먼저 대도를 통하기 바라노라(<海月神師法說, 篤工>).”
또 말씀하셨다.
“아이가 난 그 처음에 누가 성인이 아니며, 누가 대인이 아니리오마는 뭇 사람은 어리석고 어리석어 마음을 잊고 잃음이 많으나, 성인은 밝고 밝아 한울님 성품을 잃지 아니하고, 언제나 성품을 거느리며 한울님과 더불어 덕을 같이 하고, 한울님과 더불어 같이 크고, 한울님과 더불어 같이 화하나니, 천지가 하는 바를 성인도 할 수 있느니라(兒生厥初孰非聖人孰非大人 衆人蚩蚩心多忘失 聖人明明不失天性 仍以率性 與天同德與天同大與天同化 天地所爲聖人能爲, <聖人之德化>)”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