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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Feb 13. 2019

철학하는 사람들

-철학스튜디오 이야기 

철학하는 사람들 - 철학스튜디오

-새 철학을 탐색하고 디자인하는 인문학 작업실


지난해(2018) 가을, 수운회관 15층 천도교중앙도서관에서 작은 스튜디오가 하나 탄생하였다. 그 이름은 ‘철학스튜디오.’ 이미 있는 철학을 이해하고 서술하는 철학공부가 아니라, 기존에 없는 철학을 탐색하고 디자인하는 철학 작업을 위한 일종의 인문학작업실이다. 이 새로운 개념의 스튜디오에서 지금까지 작업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8년 9월 17일의 첫 만남에서는 조성환의 주관 하에 ‘철학스튜디오’의 개념과 방향을 논의하였다.  2018년 11월 12일에는 퇴계학연구자이자 비교철학자인 이원진이 <신퇴계학의 구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였다.  2018년 12월 17일에는 정치철학자 안효성이 <인간의 도덕감정과 초월본성>에 대한 단상을 소개하였다. 


2019년 1월 28일에는 동학연구자인 조성환이 <개벽학서설>에 대해서, 그리고 역사학자인 이병한이 <중국의 개벽학자>에 대해서 각각 발표하였다. 이 두 사람은 현재 ‘다른 백년’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개벽파 선언>이라는 서신교환을 하고 있고, 올 3월부터는 ‘하자센터’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국사상사 강의와 세미나를 진행하고, 그 밖에 동학과 개벽 강좌를 진행하는 등 개벽학 심화, 확산에 힘쓸 예정이다. <<개벽신문>> 후원으로 유지되는 이 인문학스튜디오에서는 오늘날 한국사회가 필요로 하는 살아있는 철학을 디자인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공동작업을 해 나갈 예정이다. 이하에서는 지난 1월 28일에 진행된 작업내용을 간단히 소개한다.


2019년 1월 28일 월요일, 수운회관 15층에 자리잡은 천도교중앙도서관에서 <철학스튜디오> 네 번째 모임이 진행되었다. 첫 번째 발제자『한국 근대의 탄생』의 저자 조성환은 <지금은 개벽이 필요한 때 : 촛불 이후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글에서 ‘촛불혁명’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촛불정신을 현실사회에 구현할 수 있는 체계적인 사상이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그것을 ‘개벽학’이라고 명명하였다.


그리고 동학에서 ‘사상으로서의 개벽’ 개념이 처음으로 제기된 이래로 이 땅에서 개벽이 하나의 운동으로서 면면히 이어져 온 역사를 소개하였다. 이어서 최근 들어 부쩍 개벽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사례를 소개하고, 이러한 움직임들을 종합하여 ‘개벽학’으로 체계화하는 것을 자신의 학문적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그 첫걸음으로 ‘개벽학’을 구성하는 기초 개념을 ‘하늘’, ‘공공’, ‘살림’, ‘영성’ 등으로 제시하였다. 이에 대해 박길수는 개벽학이나 개벽파 운동을 종합하고, 개벽 트렌드를 조명하여 확산시키는 플랫폼으로서의 저널(계간, 연간)을, 이원진은 ‘개벽라키비움’과 공동체 등을 제안하였다.


다음으로 <<유라시아견문>>의 저자 이병한은 중국의 개벽학을 정립하기 위한 첫 번째 작업으로, 현대신유학의 시조로 불리는 량슈밍(梁漱溟. 1893~1988)의 사상과 운동을 개벽학의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3년 동안 유라시아를 견문하고 온 역사가답게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광대한 스케일의 시야에서, 생명철학에 기반한 량수밍의 동서문화론과 향촌건설운동이야말로 새로운 문명을 모색한 개벽학에 다름 아니라고 평가하였다. 이날 소개한 내용은 올해 중국과 한국학계에서 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어진 토론에서 조성환은 량슈밍의 사상이 동학(천도교)과 놀랄 만큼 유사하다는 소감과 함께, 발제자에게 앞으로 새로운 개벽학을 모색하기 위해서 한국 바깥에서 시도되었던 개벽학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를 해줄 것을 당부하였다. (정리: 박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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