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통문-034
'개벽'이 과거 어느 시점이나 미래의 어느 시점의 특정한 사건이 아니듯이, 통일도, 미래 어느 시점의 일이 아닙니다(설령, 어느 날 어느 시에 국경이 열리고, 상호 왕래가 자유로워지는 날/시간이 있더라도, 그날 그 시각이 '통일'의 유일한 지점은 아닙니다). 통일은 매순간, 매장소에서 이루어집니다. 통일의 한 과정으로서의 '종전선언'도 이처럼 매순간 진행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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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남북미중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서 '종전선언'을 선언할 날/시간이 있겠지만, 그것은 그 이전의 수많은 종전선언들이 쌓여서 포월하는 한(一) 과정일 뿐, 그것이 유일한 종전선언인 것은 아닙니다. 지금도 매일 이루어지고 있는 통일이 중요한 것은 그것이 우리 사회와 한반도,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의 '개벽'의 한 과정이자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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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통일개벽"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하는 통일의 온전한 모습이며, 그 결과로서의 '개벽통일'은 '통일개벽'의 한 과정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매순간, 매장소에서 통일을 이루지 못한다면, '(전통적인 의미의)통일'은 재앙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매순간/매장소에서의 통일'은 '지금 여기의 개벽'의 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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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분단은 '이데올로기'나 '전쟁'만이 끼어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한 세기 전부터 이어져온 '개화(서구화)'나 '근대화' '(일본) 제국주의' '자본주의' '동서냉전' 등이 복합적으로 '적폐'되어 있는 존재론적 존재입니다. 그 화석화된 각질(角質)들을 어루만지고 바람에 날려, 생생한 새 살을 돋게 하는 '살림'이 '통일개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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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통일은 상상하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우리 삶과 세계, 그리고 하늘-땅-만물이 모두 행복한 나라(세상)을 꿈꾸는 일입니다. 이번의 북미/남북미 정상회담은 (드러난 바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마중물 역할을 했고, 그것이 성사되는 데는 24시간이면 족했습니다. 그야말로 기존의 '외교문법'을 일거에 개벽해 버리는 사건이었습니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것이 이처럼 생생한 경우도 드물 것입니다. 아니, 그보다는 기존의 상상력으로는 이미 감당하기 어렵게 된 것을 보여줍니다. 개벽적 상상력이 발휘되고, 생생하게 살아, 펄펄 뛰는 시대로의 이행입니다. 개벽하고, 개벽(을)살고, 개벽을 만나는 역사의 시작입니다.
소걸음편집장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 대표, 개벽신문 주간, 개벽하는사람들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