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에서 찾아보는 전환의 의미
지금부터 1백여 년 전에 해월 선생은 이 세상이 전환(개벽)의 시기에 임하여 있음을 말하였다. 그 징조는 다음 몇 가지로 나타난다.
"(1) 천지도 편안치 못하고, 산천초목도 편안치 못하고, 강물의 고기도 편안치 못하고, 나는 새·기는 짐승도 다 편안치 못하리니, 유독 사람만이 따스하게 입고 배부르게 먹으며 편안하게 도를 구하겠는가.
(2) 선천과 후천의 운이 서로 엇갈리어 이치와 기운이 서로 싸우는지라, 만물이 다 싸우니 어찌 사람의 싸움이 없겠는가.
(3) 천지일월은 예와 이제의 변함이 없으나 운수는 크게 변하나니, 새것과 낡은 것이 같지 아니 한지라 새것과 낡은 것이 서로 갈아드는 때에, 낡은 정치는 이미 물러가고 새 정치는 아직 펴지 못하여 이치와 기운이 고르지 못할 즈음에 천하가 혼란하리라.
(4) 이때를 당하여 윤리·도덕이 자연히 무너지고 사람은 다 금수의 무리에 가까우리니, 어찌 난리가 아니겠는가.
(5) 우리 도는 삼절운(三絶運)에 창립하였으므로 나라와 백성이 다 이 삼절운을 면치 못하리라(「개벽운수」).”
이 가운데 '삼절운'의 의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나, 대체로 ‘세 번의 큰 위기’를 겪어야만 새로운 세상(후천)을 맞이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한다.
해월 선생이 제시한 이러한 세태는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필연성을 나타낸 것이면서, (인류의 지혜와 용기로)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반드시 전환을 성사시키고 말 것이라는 예언이자 격려의 말씀이기도 하다.
이어서 해월 선생은 우리가 이러한 고비를 성공적으로 넘어서면, 다음과 같은 전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다만, 이 말씀을 ‘예언’으로만 읽는 것은 부족하다. 이는 스승님이 제자들에게 내리는 훈육의 말씀이며, 따라서 공부하고 닦아서 실천에 옮기라는 명령(가르침)이기도 하다.
“(1) 우리 도는 우리나라에서 나서 장차 우리나라 운수를 좋게 할 것이라. 우리 도의 운수로 인하여 우리나라 안에 영웅호걸이 많이 날 것이니, 세계 각국에 파송하여 활동하면 형상 있는 한울님이요, 사람 살리는 부처라는 칭송을 얻을 것이니라.
(2) 우리 도인의 지금에 보는 정상으로는 보리밥에 거친 옷을 입고 도를 닦으나, 이다음에는 능히 높고 큰 집에 살면서 쌀밥을 먹고 비단 옷을 입고 좋은 자리에 앉아서 도를 닦으리라.
(3) 지금에 입도하는 사람들은 백지 한 권으로 예물을 드리나 일후에는 비단으로 예물을 드릴 것이요, 지금은 도를 권하면 사람들이 다 믿지 아니하나 일후에는 사람들이 다 손바닥에 시천주 주문을 써 달라고 할 것이니라. 이때를 당하여 포덕사를 세계 각국에 파송하면 모든 나라가 자연히 천국이 되리라.
(4) 우리나라의 영웅호걸은 인종의 종자니, 모두가 만국 포덕사로 나간 뒤에 제일 못난 이가 본국에 남아 있으리니, 지열자가 상재요 도통한 사람이니라.
(5) 우리 도는 중국에 가서 포덕할 때가 되어야 포덕천하를 달성하리라.
(6) (우리 도는) “산이 다 검게 변하고 길에 다 비단을 펼 때요, 만국과 교역할 때(현도가 될 것이)니라. … 때는 그 때가 있으니 마음을 급히 하지 말라. 기다리지 아니하여도 자연히 오리니, 만국 병마가 우리나라 땅에 왔다가 후퇴하는 때이니라(「개벽운수」).”
(다음 "5. 죽을 것인가, 전환할 것인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