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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Jan 06. 2021

오늘이 통일이다

[牛步詩-017]


오늘이 통일이다!



걱정 마시라

한겨울, 강철 추위, 속에

지금도 

통일은 되어 가고 있으니


코로나19 대유행이 전 세계를 얼어붙게

만드는 이 대재앙 속에도

통일은 조금씩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으니

다가오고 있으니


묻지 마시라 

통일날이 언제냐고


잊지 마시라

統一보다 通一이 먼저라는 걸


의심하지 말고

지금 네가 선 곳

발밑을 내려다보시라

그 얼어붙은 땅 아래서도

봄은 오고 있듯이

보이지 않아도, 통일은 오고 있으니

의심하지 마시라


오늘이 그날 중의 하루

오늘의 한 귀퉁이는 벌써 통일의 그날이니

멀리서 찾지 말고 

오늘을 보시라


너의 까막눈을 

비비고 

보면 

보이니 


너의 마음을

녹이고

들으면

들리니  


두려워 마시라

네 눈이 밝은 만큼

네 마음이 화한 만큼

통일은 더 선명하고

통일은 더 아늑하게

너를 어루만지리니

두려워 말고 

기꺼이 내맡기라 

네 몸과 마음


시냇물이 

직선으로 바다로 향하는 걸 보았는가

수십 만번 돌부리에 부딪치며

깨어지고, 바스라지고

때로 회돌아, 왔던 곳으로 

돌아가기도 하지, 만

그래도 끝내 다시 한데 어울려, 

어깨동무 덩실덩실 춤추며

얼렁덜렁 큰 강으로 흐르고

마침내 바다에 이르는 걸

보시라


보시라, 

들으시라 

네 곁에서 오늘도 함께 

통일로 흘러가는 맑은 기운

지극한

마음


視之不見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聽之不聞 (들리지 않는 것을 듣고)


心獨喜 (홀로라도 외로움 없이) 

기뻐하시라

오늘 하루도 통일이 오늘만큼 이루어졌나니

自負 (통일을 산, 네 삶만큼)

기대하시라

내일은 또 내일만큼 통일이 가까워지나니


통일은 걱정 마시라 


오직

네 마음속 

분단을 걷어내기에

여념이

여력이 

없으시라


(*이재봉 교수의 <씨알의 소리> 신년 특집호 칼럼에 기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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