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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牛步詩-018] [無題]

by 소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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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너의

뼈를 깎는 참회는, 반성은,

피눈물은

얼마나 하찮으냐


별로부터 지구로 온 지

십육 개월 만에

온몸이 바스라져서

하늘의 별로 흩어져 가는 일에 비하면


슬픔은, 미안함은,

치떨리는 분노는

얼마나 가벼우냐

축 늘어진

체념에 비하면


너는

반성도 하지 마라

비난도, 비판도, 하지 마라

정치고, 입양이고,

아동폭력이고, 그런 거

입에 올리지도 마라


꽝꽝한

한파경보

북극의, 시베리아의

동장군 칼날에

너나 잘해라!

동강 나서

죽어 버려라!

피도 흘리지 못한 채

얼어 죽어서

흩으지라!


행여,

아직, 칼칼한 바람

검은산과 검은산과 검은산

사이

서리서리 선연하여

별빛으로 반짝이는

새벽 땅에

복수초로

피라


새봄



2.


그러고도

네가

살아가는 것이

네 삶이라면

오늘 하루는 별만큼 무겁지 않은가

그 무게를 견디는 삶은, 별만큼 무섭지 않은가

일분일초라도

영세불망

영세불망

할 일이 아닌가


오늘

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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