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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Jan 07. 2021

무제

[牛步詩-018] [無題]


1.


너의 

뼈를 깎는 참회는, 반성은, 

피눈물은

얼마나 하찮으냐


별로부터 지구로 온 지

십육 개월 만에 

온몸이 바스라져서

하늘의 별로 흩어져 가는 일에 비하면 


슬픔은, 미안함은,

치떨리는 분노는 

얼마나 가벼우냐

그 

축 늘어진

체념에 비하면 


너는

반성도 하지 마라

비난도, 비판도, 하지 마라

정치고, 입양이고, 

아동폭력이고, 그런 거 

입에 올리지도 마라


이 

꽝꽝한

한파경보

북극의, 시베리아의 

동장군 칼날에 

너나 잘해라!

동강 나서 

죽어 버려라!

피도 흘리지 못한 채 

얼어 죽어서 

흩으지라!


행여,

아직, 칼칼한 바람 

검은산과 검은산과 검은산 

사이 

서리서리 선연하여

별빛으로 반짝이는

새벽 땅에 

복수초로

피라


새봄



2.


그러고도

네가

살아가는 것이 

네 삶이라면

오늘 하루는 별만큼 무겁지 않은가

그 무게를 견디는 삶은, 별만큼 무섭지 않은가 

일분일초라도 

영세불망

영세불망

할 일이 아닌가 


오늘

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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