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걸음 Mar 13. 2021

까치감

[牛步詩ㅡ023]

*

슬퍼도

끝까지

슬퍼 버리지 않고

남겨 두는

서러움

*

좋아도

모두

좋아해 버리지 않고

아껴 두는

그리움

*

차마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

도무지

용납되지 않는

거짓과  

아집과

트집과

집착을

*

넘어 가고

져 주고

믿어 주고

잡혀 주는

*

배반의

외로움을

견디는,

견딜 수 없는

치욕을

떠안는,

더 큰 부끄러움까지

곱씹는,

아무것도

바라마지

않는

*

나의 정의로움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관철하지 아니하고

슬쩍

비껴서는

*

날것으로

알몸으로

맨 정신으로

*

떨어지는

붉은

눈물 

방울

*

저승으로

돌아가는

나그네의

*

죽어도

놓지 

않는

*

*

 



매거진의 이전글 경칩시(驚蟄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