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牛步詩ㅡ026]
*
바람으로나 현몽하여
깨어나라
깨어나라
비나리
하시는
빗소리
아버지의 기침 소리
들리는 듯
들리지 않는 소리
따라
잠에서 깨어
*
네가 나요
내가 너던
전생의 기억을 좇으며
흙을 헤집어
어머니의 손가락의 마디만큼의 사이를 띄고
씨뿌리는
하늘의 연월일시
땅의 밤과 낮
사람의 선과 악
그 모든 선천과 후천
사이
중립으로 서면
*
무성의
무취의
무명의
풍경 속에서
잉태된
봄은
내유신령의
세포분열처럼
春春分分
나뉘고 나뉘어
외유기화의
인드라망처럼처럼
春粉春粉
퍼지고 퍼지는데
*
땅 위의 사람들은
달래처럼 냉이처럼
까르르 까르르
빗줄기 따라
간지럼타며
각지불이의 자리에서
흔들리며
견디며
울며
불며
왜 사냐고
왜 사느냐고
*
딴따따 따딴따 따따딴
사방팔방
시방세계로
사발통문을
날리고
*
때를 잃으면
후회하여도
미치지 못하리라
들리지 않는
소리의 통문을 읽은 순서로
기포하는
봄
*
바리케이트를
돌파하는 혁명보다
스스로를 풀어놓는
목련의
동백의
개벽처럼
비로소
태양이
선을 넘는다
*
지구 모퉁이
이제 막
소식에
접한
상고
시대 이래의
화석 하나
부화를 시작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