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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Mar 25. 2021

춘분시春分詩

[牛步詩ㅡ026]

*

바람으로나 현몽하여

깨어나라

깨어나라

비나리

하시는

빗소리

아버지의 기침 소리

들리는 듯

들리지 않는 소리

따라

잠에서 깨어

*

네가 나요

내가 너던 

전생의 기억을 좇으며

흙을 헤집어

어머니의 손가락의  마디만큼의 사이를 띄고

씨뿌리는

하늘의 연월일시

땅의 밤과 낮

사람의 선과 악

그 모든 선천과 후천

사이

중립으로 서면

*

무성의

무취의

무명의

풍경 속에서

잉태된

봄은

내유신령의

세포분열처럼

春春分分

나뉘고 나뉘어

외유기화의

인드라망처럼처럼

春粉春粉

퍼지고 퍼지는데

*

땅 위의 사람들은

달래처럼 냉이처럼

까르르 까르르

빗줄기 따라

간지럼타며

각지불이의 자리에서

흔들리며 

견디며

울며

불며

왜 사냐고

왜 사느냐고

*

딴따따 따딴따 따따딴

사방팔방

시방세계로

사발통문을

날리고

*

때를 잃으면

후회하여도

미치지 못하리라

들리지 않는

소리의 통문을 읽은 순서로

기포하는

*

바리케이트를

돌파하는 혁명보다

스스로를 풀어놓는

목련의

동백의

개벽처럼

비로소

태양이

선을 넘는다

*

지구 모퉁이

이제 막

소식에

접한

상고 

시대 이래의

화석 하나

부화를 시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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