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牛步詩-024]
벌레 삼천
짐승 삼천
형상 드러낸 것 수억만
흔적 감춘 것 수수억만
저마다 꿈꾸던 목숨으로
다시 열리는
*
안드로메다 너머
어디메쯤에 태어나는
저마다의 얽힌 양자별을
다시 그리는
*
고고성 천둥은
들린 듯한데 들리지 않아
보인 듯한데 보이지 않아
귀 먼이의 눈
눈 먼이의 귀
한 데 모아
다시 기울이는
*
문둥이 보리 피리 불며 울며
문둥천둥
천둥문둥
나도 다시 태어나고 싶어
나도 다시 열리고 싶어
삘릴리 삘릴리!
오오!
통곡의 노래의
메아리의 흔적을 따라
다시 부르는
*
다시 시작하는 올해 생은
내일 돌아갈 것처럼
살아가고 싶어
다시 살아가는 금년 목숨은
무궁히 살아갈 것처럼
돌아가고 싶어
*
땅에 무릎을 꿇고
벌레 삼천
짐승 삼천
한마음 한 뜻으로 하늘님께
비나이다 비나이다
비옵는 꿈 날
보나이다 보나이다
꿈꾸는 봄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