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교회월보 제1호 강독
[필자 주] "천도교회월보강독"이 재개되고, 어제는 제1호를 강독하였습니다. <천도교회월보>는 1910년 8월호로 창간되어, 1937년 296호까지 발행한, 천도교회의 기관지(機關誌)입니다. 아래에 그 창간사라고 할 수 있는 <천도교회월보 취지> 번역문을 올립니다.
천도교가 세상에 나온 지 어언 오십일 년이 되었습니다. 한울(天)이 품어 기르고 사람이 몸소 신봉하니 수명이 오만 년을 헤아리고, 그 기름진 혜택이 장차 지구상[六洲]의 십육억 인들에게 두루 미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다만 나이를 많이 먹은 만큼, 젊었을 때 병고가 많았던 것은 상례(常例)와 같습니다. (천도교가) 세상에 생겨난 후 삼 세(수운-해월-의암) 동안 거쳐 온 길은 험한 가시밭길이었고, 비바람은 처연하고 눈과 서리가 갈마들었으니 비참한 역사가 아니었겠습니까. (그러나) 이 때문에 오히려 그 교리의 세세함은 체계를 갖추었으면서도 은미합니다.
영성(靈性)의 새로운 광채(新光彩), 학술(學術)의 새로운 지식(新知識), 제도(制度)의 새로운 옷(新衣被)을 갖추었으나, 아직 온 나라가 함께하지 못하고, 세계가 똑같이 참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호라! 한울(天)이 이미 새롭고, 도(道)가 이미 새롭습니다. 지구(大球)상 우리 인류는 아직 이와 같으니. 말로써 권유하고 글로써 깨우쳐 알리는 일을 어찌 쉽게 이룰 수 있겠습니까.
몇 년 전에 (천도교에서) ≪만세보(萬歲報)≫가 잠시 발행되다가 중단되었으니, 이는 우담화(優曇花)가 한 번 피는 것과 같을 뿐이었습니다. 천종(天宗, 수운 대신사)의 참된 자취를 간책(簡冊)에 싣고, 만세의 두터운 덕행을 기록하여 남기며, 천고의 가르침과 계명[警柝]을 짓는 것은 실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생각건대 한울이 작은 시험과 장애로 시련을 경험케 한[玉汝] 것은 우리 교의 성덕(聖德)과 큰 은혜가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한울이 새로울 수 있는가?’ 하고 묻습니다. 그 답은 ‘그렇습니다.’입니다. 한울은 사람과 앞뒤가 되니 어찌 한울만 홀로 새롭지 않다고 말하겠습니까. 이름으로 보면(名觀) 한울은 곧 사람으로 말미암아[自人] 한울[天]이 되었으며, 이치로 보면(理觀) 사람은 본래 한울로 말미암아[自天] 사람[人]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한울과 사람은 하나[天人一也]입니다. 한울의 예스러움이 새로워지는 것은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살펴보십시오. 우리 천도교의 원조 수운 대신사가 한울님[上帝]을 받들어 한울님[上帝]의 입으로 알리니, 이는 인문개벽[人文肇闢]의 시운을 타고 오르는 것입니다. 무극대도로써 사람이 한울님 되는[神化] 기틀을 잡고 모범을 보이시니, 무릇 이 세상천지의 모든 생명[飛潛動植]이 이 도(道)의 범위 내에서 고무되어 한번 새로워지지 않음이 없습니다.
또한 이 땅 위의 만물이 모두 한울입니다. 한울이 이 도를 (대)신사에게 주고 (대)신사가 이 도로써 한울님[上帝]의 명을 행하시니 (대)신사는 반드시 한울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울 또한 (대)신사가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는 이미 새로워졌고 한울의 새로움이 이를 따라서 나오니 무릇 우리 천도교에 들어오는 사람은 마음과 마음을 ‘한울과 사람이 근본이 같고 한 뿌리이다.’라는 데에 두어 큰 어짊과 자애(大仁大慈)로써 모든 겨레를 널리 사랑하며, 각자의 한울을 모두의 한울과 합하여, 우리 천도교 속에서 함께 실행하고 우리 천도교 목적에 함께 나아가기를 기약하자는 것이 실로 오늘 『천도교회월보』를 발행하는 취지의 대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