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라키비움-천도교수도공부모임
1.
지난 연말부터 "천도교수도연구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천도교도담다담"과 짝을 이루는(따로 또 같이) 공부 모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곧 경전공부 모임이 출범하면, 한결 더 구색을 맞추게 됩니다). 어제(1월 27일)에는 송주법(동학의 21자 주문을 외는 방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
천도교(동학)의 21자 주문에 대해서는 김지하 선생, 김용옥 선생은 물론이고 여러 연구자, 공부자들이 많은 설명을 하였고, 많은 동학 관심자들이 관심을 갖고 접근하는 주제입니다. 이른바 동학의 핵심을 한 글자로 하면 '시(侍)'라고 할 수 있다고 할 때, 그 '시' 자도 결국은 주문21자 중의 한 글자로서 자리매김되는 글자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동학(천도교) 주문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주문 수련을 해 본 분은 의외로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여러 이유들이 있겠으나, 그중 하나는 주문 수련 지도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천도교 주문수련의 현대화(?)가 더딘 까닭에, 초심자가 접근하기에 거부감('주문?')이 있는 것을, 충분히 이겨내지 못하는 현재의 공부법 체계도 이유가 됩니다. 이 모임은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시작된 것입니다.
3.
천도교 주문을 송(誦)하는 법[외는 법]을 이해하고 공부하기 위해서는 수운 최제우 선생이 주문을 창제(혹은 受信)하는 과정과 수운 선생 당대에 그것으로 수련을 한 방법에 대한 역사적인 고찰, 그리고 천도교경전에 나타나 있는 여러 수련의 방법, 그것을 일관하는 원리, 그리고 그 속에서 '송주'의 위상과 기능 등을 살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그러한 송주법이 수운-해월-의암으로 이어져 오는 천도교 역사속에서 어떻게 계승되고, 다양화, 심화, 확장의 경로를 거쳐 왔는지의 사적(史的) 맥락을 살피는 일도 필요합니다.
4.
또한 무엇보다 오늘날 천도교 주문 수련을 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송주하는 방법을 두루 살피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까닭은 (짐작할 수 있듯이) 오늘날 천도교 송주법은 유일하지 아니하고 다양한 방법이 혼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서로 배타적이라기보다는 상보적이며 계기적입니다(수련에 접하는 수준과 단계, 그리고 수련에 임하는 계기와 상황에 따라).
5.
또한, 오늘날은 천도교의 수련과 유사한 영역(주문수련 외에 명상, 호흡, 견성공부 등)은 다양한 연원(인도, 불교)으로부터 유래하여 전 세계적인 저변을 갖는 분야로 확장되었으며, 과학 영역과도 결합되면서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 분야가 되었습니다. 천도교 역시 시대와 더불어 존재하는 만큼, 오늘 천도교 수도법을 연구하고 공부한다면, 당연히 이 분야에 대한 이해와 공부도 필요하다는 점도 공유/공감되었습니다.
6.
천도교수도연구모임에서는 이러한 내용들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연구하고, 공부함으로써 공부하는 이 스스로 더욱 깊고 높고 넓은 "한울사람"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은 물론이고, 천도교의 주문공부(와 이치공부)를 천도교인뿐만이 아니라 오늘의 대중(시민, 인민)들이 더 친밀하고 감응적으로 접하고 체험하고, 공부하며 수련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7.
어제 공부모임에서는 (당연하게도) 송주법 자체만이 아니라, 좌법, 그리고 주문공부와 이치공부의 겸전, 그러한 각각의 송주법을 통해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점, 그 경로, 그 과정의 다양한 양상(주문수련을 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현상)에 대한 얘기도 이야기하였습니다.(양적으로는 이 부문에 대한 논의시간이 더 많았지요)
8.
앞으로 이 공부가 얼마나 더 이어져야 할지, 지금으로서는 가늠하기조차 어렵습니다. '공부'라는 면에서 보면, 끝이 있을 수 없는 과정이기도 하겠지요. 다만, 좀더 공개적이고, 공식적으로 (1차로) 천도교인과, (2차로) 세상 사람 모두와 공유할 수 있는 날이 언제가 될지는 궁금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공부 과정은 가급적 빠짐없이 공유하겠지만, 그보다 그 결과를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공감을 확장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올 수 있도록 정성을 기울여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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