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걸음 Jul 22. 2021

지구를 살리고, 나를 살리고

[잠깐독서-066] 신승철 지음 "지구살림, 철학에게 길을 묻다"

1. 오늘 아침,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문명은 이제 그 수명이 30년 남았다"고 선언합니다.  약 18년 전에, 우리 문명이 50년쯤 남았다고 선언한 데 비하여, 오히려 한두 해 더 앞당겨진 셈입니다. 우리 문명 멸망으로 가는 길이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2. 지난 20년 사이, 이상기후라는 말은 명백하게 "기후위기"라는 말로 대체되었고, "북극이 다 녹아 없어진다"는 말이 비웃음거리가 아니라, 과학적이고 실질적인 현실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을 누구나 목격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10년 전쯤에, '북극이 다 녹아 없어진다'는 얘기가 그때로부터 10년~20년 전쯤에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 모시는사람들 책] 그때 주변에 그 이야기를 하였을 때, 사람들은 대부분 코웃음을 쳤습니다. 그러나 이제, 아무도 그런 말에 코웃음 치지 않지요. 


3. "지금 여기"에서 기후위기는 "직접적이고 실질적이며, 전방위적이고 치명적인" 위협으로 다가와 있습니다.


4. 그레타 툰베리가 인류의 희망처럼 느껴지던 때도 한두 해 전입니다. 그이 역시, 이 코로나 시구(時球)에 칩거중인지, 요즘은 소식이 잘 전해오지도 않더군요. 최근에 그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가 개봉된 것을 생각해 보면, 그도 이제는 전설이 되어 버리지 않나 하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다시 도약하여, 인류를 구원할 그리스도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5. 현재 진행중인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국면을 돌아보면, "기후위기"나 "지구살림" 문제는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아직은 각 당내 경선중이어서, 당내 주자들 사이의 차별화에 급급한 때문이라고 이해해 보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촛불혁명"의 수임자로서 이를 완성해야 할 사명을 띠고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거대한 파고를 헤쳐나가기에 급급한 처지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자그마치,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우리 대통령!!!] 게다가, 기득권, 적폐 세력의 완강한 저항, 윤 머시기나 최 머시기 같은 "또라이"의 딴죽 걸기는 결정적으로, 새로운 시대를 향한 "촛불혁명" 이후의 발걸음을 더디게 한 셈이 되었습니다.


6. 그런 이유에 더하여, 태생적인 한계도 일정 부분 원인이 되어, "기후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 "민주화와 촛불혁명" 이후의 새로운 문명을 조망하는 일에, 현재의 문재인 정부의 상상력은 충분한 내공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해 보입니다. 


7. 돌이켜보면, 이명박, 박근혜 시기를 건너오면서, 우리는 이러한 더 크고, 더 중요하고, 더 근본적/본질적이고, 그래서 더욱 더 절실한 문제보다, 당면한 '파렴치, 부도덕, 무능/저질 정부를 타파하는 눈앞의 과제조차 버거워하며 지나왔지요. 그리고 덜컥, 문재인정부가 들어서게 되었고, 희대의 또라이 트럼프의 삽질에 기대의 남북 관계의 세기적인 개선과 도약을 위해 내달리다가, 그만 통일로가는 철교가 절단되는 참극을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국내적으로도 몇몇 개혁의 좌절과 부동산 등의 망작이 겹치며 근본적인 문제보다, 지엽적이고 즉각적인 과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스탠스를 옮기지 않을 수 없었기도 했죠.  


8. 그러나, 지금은 "지구살림" 문제를 더 이상 늦출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정책적으로 탄소중립을 향한 발걸음을, 코로나19에 대응한 "전면 셧다운의 일상화"만큼의 강도와 속도로 전개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인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대통령 경선 후보들이 보여주는 크기와 재난지원금 80~100%, 기본소득 등을 둘러싼 갈등과 시시비비들은 참으로 한가한 신선놀음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9. 이 책은 다음 같은 사람이 읽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자신의 삶에서의 변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를 실천하려는 가정주부

○생태적 위기에 대해서 눈떠서 자신의 활동을 사회적이고 공동체적인 것에서 출발하려는 청년들

○기성세대가 알려주는 정상영업 상태의 자본주의의 표준적 인간형을 거부하며 대안을 모색하는 학생들

○철학을 통해서 새로운 생각의 경로를 모색하며 자신의 현실을 바꾸고자 하는 직장인들

○성장보다 발전을 통해서 관계를 성숙시키며 경쟁사회의 승자독식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협동조합의 조합원들

○생명과 동물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가지며, 생명보호가 인류가 풀어야 될 숙제라고 생각하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생명, 생태, 생활을 바꿈으로써 환경 위기를 극복하려는 NGO 단체의 활동가들"


10. 그리고, 저는 이 책을 2021년 현재의 대통령 후보자들이 꼭 읽어 보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초연결 세계와 신인류의 연금술적 공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