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KHOW, Nothing but Thieves, 우효
*개인적인 낙서글
밴드 iDKHOW(I DONT KNOW HOW BUT THEY FOUND ME)를 발견함. 밤에 초밥집을 찾아 헤매며 차에서 라디오를 듣다가 '어라, 너무 좋은데?' 싶어 급히 앱으로 검색해 찾은 곡이 'Leave me alone'. 첫 정규 앨범 Razzmatazz 발매일이 내 생일인걸 보고 일단 신나게 비명 지르고 숙소로 돌아와 앨범 무한 반복 듣기 시작. 얼터록, 팝, 펑크 등의 장르가 레트로 바이브 속에 섞여 있는데 결과물이 매우 섹시, 펑키, 캐치함. 왠지 모르게 데이비드 보위가 생각났는데 뮤직비디오 보니 패션과 무대 스타일도 글램록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인터뷰에서 실제 본인들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사람으로 보위를 뽑았음. 탄력적인 베이스, 삐죽거리는 신스 사운드도 좋고, 팔세토 때문인지 퀸 Queen도 생각나고(곡 Need you here), 밴드 뮤즈 Muse도 보인다. 많은 뮤지션들의 영향을 매우 훌륭히, 자신들만의 개성으로 승화해 이들에게 영향을 준 뮤지션들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 같음. 개인적으로 2020년의 발견. DKHOW
작년에 음악부장 지훈이 추천해 준 'Soda'를 듣고 마음에 들어 폰에 앨범을 저장해 놓고 통 듣지 못하다가 이번 여행길에 앨범 'Broken'(2017)을 쭉 듣고 내가 왜 그동안 이 밴드를 몰랐었나 싶어 아연실색. 앨범이 몇 개 더 있는데 일단 이 앨범에만도 너무 주옥같은 곡들이 많아서 한 곡 듣고 다시 재생, 한 곡 듣고 다시 재생을 반복하느라 아직 많은 곡들을 듣지 못한 게 문제임. 인디록의 아트풀함과 팝 감수성이 매우 훌륭히 조화를 이룸. 한국에서는 'Lover, Please Stay'가 가장 인기가 많은 것 같은데 (제프 버클리의 'Lover, You Should've Come Over' 생각남) 이상하게 유독 이 곡만 내 스타일이 아닌 것 같음. 지금까지는 Afterlife, You know me so well, Phobia, Is everything going crazy? 정도가 너무 좋은데 아직 못 들은 곡이 많아서 최애곡은 계속 바뀔 것 같음. Particles, Afterlife에서 보컬이 Baby~라고 하는 부분이 너무 좋은데 이유는 설명 못 함.
닉 케이브 Nick Cave vs 알렉스 터너 Alex Turner
12월의 몇 주는 피키블라인더스 ost와 함께 보냈는데 개인적으로 시즌3까지가 가장 좋았고, 시즌4에서 살짝 실망했다가 시즌5에서 회복. 닉 케이브와 악틱몽키즈 음악이 같이 나오는 게 개인적으로 재미있음. 한 20년 전에 어떤 음악인이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보컬이 닉 케이브라고 강력히 주장했었는데, 당시 나는 닉 케이브에게 성스러운 느낌을 받아 별로 동의하지 않았었음. 2013년 이후로 가장 섹시한 보컬이 악틱몽키즈의 알렉스 터너라고 생각했는데 피키블라인더스 ost에 그 둘이 함께 나와 계속 노래하니 신기. 내가 알렉스 터너의 목소리를 들었던 첫 번째 곡은 Do I wanna know?
우효 '민들레', 'Good Day'
12월 말에 내 최애인간의 차 안에서 우효의 '민들레'를 듣고 내가 '이거 괜찮은데? 좀 크게 듣자' 했더니 최애인간이 이렇게 말함. '몇 주 전에 네가 이 곡 처음 듣고 너무 슬퍼서 못 듣겠다고 다른 거 틀어달라고 했었어'. 나는 그런 말을 했던 기억이 안 나 깜짝 놀람. 우울의 늪을 헤매던 몇 주가 지나고 내 상태가 매우 좋아졌다는 걸 깨닫고 뿌듯했음. 내친김에 우효의 'Good Day'도 들었는데 최애인간이 '이건 너무 우울하다'라고 한 반면 나는 너끈히 소화함. 그런데 자주 들을 것 같지는 않음. 12월의 우울은 이 두 곡에 다 파묻어 버리고 앞만 보고 가고 싶기 때문. 나중에 시간이 많이 흐른 후에, 우효 곡을 우연히 들으면 분명히 울겠지.
바이바이 2020.
커버 이미지 I DONT KNOW HOW BUT THEY FOUND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