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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희 Mar 08. 2021

뱅크 오브 코리아

2월 27일 페북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정책에 관해서라면 한국은 확실히 호구가 맞다. 등급별 월급여가 190-260만원인데, 4대 보험은 물론이고 왕복 비행기표값 수백만원, 정착금 30만, 주거지원비 50만, 다달이 월세 40만, 신규계약시 130만, 계약 완료시 다시 130만, 재계약 보상비 70만 등. 실제 지출하는 돈은 공식 월급여를 훨씬 넘어선다. 변변한 교육경력 하나 없어도 대학을 졸업한, 범죄경력이 없는 원어민이기만 하면 된다. (사실 영어가 국제어가 된 마당에 '원어민'이란 말 자체도 웃긴거다) 


원어민들은 ‘한국에서 일하면서 돈 못 모으면 바보’라는 말을 한다(실제 다른 국가들에 비해 훨씬 대우가 좋다). 그들 커뮤니티에서 도는 한국의 별명 중 하나는 '뱅크 오브 코리아'. 예전에 그 말을 한 원어민에게 '뭐라고 이 ㅅㅂㅅㄲ야?'라고 욕이 튀어나오려는 걸 참았던 기억이 있다. 한국이 호구인게 원어민 개개인들의 잘못은 아니다.          


어제 새로 입국한 원어민을 픽업해서 학교에 인사시키고, 집주인 만나고, 예산으로 집기 구입하고, 이것저것 안내하다가 하루가 갔다. 물론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좋고 나는 새로운 원어민과도 잘 지낼 계획이다. 하지만 무슨 메이저리거를 모셔오는 것도 아닌데, 교육청이 교사들한테 이렇게까지 세세한 지침을 내리는 게 웃기다 싶었다. 


답답해서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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