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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희 Feb 18. 2022

조직의 목표는 '한 사람'

2022.02.17.

올해 학교를 떠나는 분회 선생님들과 조촐하게 인사를 나눴다. 나는 작별 인사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선생님처럼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수업을 열심히 하는 선생님이 우리 분회원인 것이 너무 자랑스러웠어요." 뻔한 덕담이 아니라 한마디 한마디가 진심이었다. 


교사가 어떤 단체에 가입하든, 어떤 외부활동을 하든, 교사라는 직을 내려놓지 않는 한 모든 활동의 목적은 결국 '아이들을 더 잘 교육하기 위함'으로 수렴해야 한다. 물론 더 나은 교육의 기준은 다소 주관적이고, 교육의 성과는 즉각적이거나 가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행동 혹은 '저 사람의 본업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책임하게 학교 생활을 해서는 안된다. 내가 속한 단체 활동가 중에도 외부 활동에 몰입해 학교 생활을 대충 하거나, 일상에서 비민주적인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그건 일부의 사례라도 교육자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아마 그런 분들은 개인을 희생하더라도, 조직의 큰 방향과 목표만 서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내가 보기에 그건 교육의 관점은 물론, 운동의 관점에서도 안일하기 그지없고, 구성원으로서 자존감 또한 내팽개친 사고방식이다. 조직의 대의, 기조와 기치, 말로만 하는 홍보에는 언제나 한계가 있다. 모든 조직의 목표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바로 세우는 일, 모두가 더 독립적인 개인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다. 자신을 비롯한 모든 '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잊어서는 안 된다. 


분회원 선생님은 내게 덕분에 학교가 민주적이고 행복했다고, 유능한 선생님과 함께 해서 자랑스러웠다고 말씀해주셨다. 쑥스러웠지만, 내가 진심이었던 만큼 그 선생님도 진심이었을 거라고 믿고 싶다. 학교를 비롯한 모든 공동체가 서로가 서로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존재로 키워내는 곳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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