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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희 Oct 09. 2022

달리기 Day 3

같이 걷고 싶은 사람

오래간만에 땀 흘리며 뛰고 걸었다. 뛰면서 문득 '누군가와 같이 달려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 수영장에서도 강습이 끝나고 모여 식사와 술자리를 하는 분들이 있던데 나는 혼자서, 운동만 하고 싶다. 같은 반 사람들의 신상도 전혀 궁금하지 않고, 영원히 모르고 싶다.    


대화는 고프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 차만 마시는 건 별로. 꼼짝 않고 앉아서 몇 시간 동안 음료를 들이켜면 배에 가스가 차던데 다른 사람들은 안 그런가? 아무튼 '걷기, 하이킹 모임' 정도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대학생 때도 걷기 모임을 잠깐 만든 적이 있다. 참가자들이 짝짓기 모임으로 이용하려고 해서 한두 번 걸은 후 없애 버렸지만.


걷기 모임을 만든다면, 그리고 모임원들이 같은 직업군이라면 이런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

  

자신이 언제까지 교사라는 직업을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는 사람

아이들과의 만남이 보람을 주지만, 그 외 학교 생활의 모든 것이 지루하고 무의미하단 생각이 드는 사람

아이들이 주는 '보람'이 직업적 만족의 기준으로 충분하지 않은 사람

사람들과 잘 지내면서도 자신을 일백 퍼센트 보여주지는 못하는 사람

인생을 사랑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을 지켜줘도, 허무가 상수인채로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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