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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희 Oct 04. 2023

교육감 규탄집회 안내문

2023. 09. 19.

안녕하세요! 전교조대전지부장 김현희입니다. 조합원 선생님들 다들 잘 지내시는지, 뜨겁고 비통했던 2023년 여름의 끝자락에서 선생님들의 학교는 얼마나 달라졌고 또 얼마나 그대로인지 궁금합니다.


지난 9개월간 대전지부는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힘들지 않았다고 말하면 거짓말이 될 것 같아요. 지부장으로서 의미 있고 보람찬 경험도 했지만 암담하고 외롭기도 했습니다. 전교조란 조직은 지금 당장 역사 속으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낡은 측면이 있고 저는 항상 고민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을 둘러싼 혼란 속에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부족하지만 내가 어떤 조직에서 리더를 맡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면 그 조직은 전교조일 수밖에 없었겠구나, 라는 생각이요.


교육부와 대전시교육청의 징계 압박에 교사 집단 내부가 분열하고 어떤 조직들은 책임 소재를 운운하며 물러섰습니다. 끝까지 선생님들 곁에 서서 방어선을 구축하고, 9. 4. 대응팀을 만들어 조합원은 물론이고 비조합원 선생님들의 보호와 상담까지 자처했던 바보는 전교조뿐이었습니다. 조직 운영 측면에서 보면 별다른 성과도 없었고 알아주는 사람도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교조는 그렇게밖에는 할 수 없는 조직입니다. 어떤 분들은 전교조가 순수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적어도 위기 국면에서 전교조는 교원노동조합으로서의 강인한 순수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순수함이 아프고도 자랑스럽습니다.


전교조대전지부는 9월 21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엽니다. 9월 4일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연가, 병가라는 교사의 법적 권리 행사를 위협하고, 공동 행동을 겁박하고, 가정의 체험학습 신청까지 방해하는 등 전국적으로 유례가 없는 탄압을 자행했습니다. 대전시교육청의 폭주, 대전시교육감의 무능과 무책임이 우리의 동료로 하여금 희망의 끈을 놓게 했습니다. 두 번 다시 동료를 잃지 않겠다는 각오로 전교조대전지부는 9월 21일 대전시교육감을 직권남용으로 고발할 것입니다.


당장 큰 변화는 없을지 모르고 저는 대전시교육청이 대오각성하리라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전교조대전지부만이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이뤄가려 합니다. 그것이 후배 세대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책임을 다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함께해 주세요 선생님!

9월 21일 5시에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다리겠습니다.


2023년 9월 19일 전교조대전지부장 김현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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