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잡문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사퇴하라

2025. 5. 24.

by 김현희

대선에서 민주노총이 어떤 후보를 지지하든 사실 대세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대다수 시민과 조합원은 어차피 민주노총 지지후보에 관심이 없고 각자 알아서 투표한다. 그래도 민주노총이 이번에도 진보정당 후보를 지지했다면 후보 측은 나름 상징적(민주노조의 지지 후보), 다소의 실무적(후원금, 상근자 파견) 지원을 받았을 거고, 30년 전통의 연장선상에 있는 결정에 가시적인 반발은 일지 않았을 거다(외부에 골수 안티는 늘 있고 그들은 어차피 민주노총이 숨만 쉬어도 욕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아무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리면, 역시 대세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여전히 대다수 조합원은 관심 없겠지만, 내부 반발은 거셀 수밖에 없었다. 이를 불사하고라도 지지 후보 없음 결정을 내린 건, 떨어질 떡고물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물론 리더는 언제나 대의와 실리의 균형을 잡기 위해 안감힘을 써야 한다. 중요한 결정의 국면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나는 그 떡고물에 대한 기대가 어찌됐든 조직 내 민주적인 의사결정의 결과물이라면, 혹은 장기적으로 전체 조합원에게 이익으로 작용한다면, 적어도 역사의 큰 흐름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는다면, 대의명분에 스크래치가 나고 개인적으로 내가 찬성하지 않아도, 최소한 존중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의사결정 과정은 민주적이지 않았고, 떨어질 떡고물은 오로지 민주노총 특정 정파와 그들이 결탁한 특정 정당에게만 유효하다.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는 분열하고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우스운 농담이 됐다. 어용이 별거인가. 수구정당과 결탁하는 노조만 어용노조인가. 조합원을 개호구로 보는 자들을 언제까지 참아줘야 하는지 모르겠다. 민주노총에 최소한의 자주성과 민주주의가 존재하려면 양경수 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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