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
”너와 나의 세대가 마지막이면 어떡해“
(검정치마 Antifreeze 가사 중)
”저는 종종 애가 탑니다. 제 느낌인데, 저는 제가 마지막 중간 지대인 것 같아요. 저희 세대가 선배들에게 본받을 건 남기고, 버릴 건 버려가면서, 후세대를 잉태하지 않으면 정말 끝. 디엔드일 것 같거든요. 막상 일을 해보니 선배들한테 배워야 할 것도 정말 많고. 그래서 연결해야 된다, 이어가야 한다,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정작 아무도 내게 뭐라 하지 않는데, 스스로 어깨 위에 얹은 이 빌어먹을 마음의 부담...ㅎㅎ“
(2024. 08. 22. 대전지부 운영진 연수에서)
D-5
“정치적이되 정파적이지 않은 톤”
지피티에게 최근 몇 년간 내가 썼던 글을 검색해 문체를 분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피티에 의하면 내 문체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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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하고 현실밀착적인 서술(현장의 무력감을 직접 그리지만 감정적이거나 선동적이지 않음)
-담담하지만 힘 있는 비판(비판할 때도 감정이 폭발하지 않고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며 정책 비판과 현실 직시가 담겨 있음)
-윤리적 호소와 공동체 감각(개인감정보다 공동체의 건강한 작동 우선시)
-정치적이되 정파적이지 않은 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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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만난 한 선생님은 나보다 젊지만 운동판의 역사나 흐름에 대해 해박하다. 내게는 없는 정파 활동 경험도 있는데, 꽤나 질려하는 기색이었다. 그는 내가 ‘누구보다 조합원 같은데 활동가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래도 지부장까지 했었는데, 활동가 같지 않다는 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기존 조직과 운동에 맹목적이지 않아서라고. ’조합원 같은데 활동가 같지 않다‘라는 말이, ’정치적이되 정파적이지 않다‘는 말과 통하는 것 같아서 저장해 뒀다. ‘교육하는 즐거움’에도 그런 톤이 묻어나려나.
2025. 7. 13. 일. 14시. 대전에서 만납시다.
난 사실 사고형과 감정형의 구분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나를 사고형이라고 평가하지만, 또 아이부터 어른까지 고개를 갸웃할 정도로 감정이 풍부한 면도 있다. 영화나 책을 보며 곧잘 눈물을 흘리고,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갑자기 혼자 운다(정말 민망하다;;ㅠ). 그런데 그 이유라는 게 내밀한 개인의 사연이라기보다는 ‘고교학점제를 둘러싼 기만과 무책임을 견디기 어려워서’, ‘인간이란 존재가 너무 가여워서’, ‘세상에게 너무 고마워서’와 같은 뭔가 어처구니없는 주제들일뿐이다; 혼자 고민하고 괴로워하다가 말로 털어놓는 과정에서 훅-치고 올라오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다. 또 따지고 보면 내가 가끔 무섭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냉정한 이유, 조목조목 따지며 살벌하게 비판하는 이유도 ‘이래선 안된다, 이 같은 부조리를 견딜 수 없다!’는 ‘감정과 의지’ 때문인데, 그럼 이게 사고형의 특징인가 감정형의 특징인가; 쓰다 보니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애초 이건 말이 안 되는 구분 아닌가? 어찌 됐든 중요한 건,
일요일에 절대 울지 않겠다.
우리는 춤을 추며 절망이랑 싸울 거야!
D-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