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7일
우리 집에서 나는 청소 담당이다. 그래서 나의 뇌 상태가 집안 풍경과 청결도에 고스란히 드러나곤 한다. 이틀 전, 신던 양말이 싱크대 위에 놓여 있는 걸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분명 내 양말인데 언제 놓았는지 기억나지 않았다(솔직히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어제부터 마음먹고 집을 치우고, 교실도 정리하고, 밀린 이메일도 확인하며 주변을 정돈했다. 청소하고 운전하며 계속 'While My Guitar Gently Weeps'를 틀었다. 영혼 충전용 곡 중 하나다. 나는 비틀스 중 조지 해리슨이 가장 좋고, 이 곡에서 프린스의 기타 솔로는 아무리 보고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일부는 지나치게 화려하고 기교가 많다고 평했지만, 프린스는 기교를 부리려 부리는 게 아니라 그냥 기교 자체가 뛰어난 거다. 튀고 싶어서 안달난 게 아니라 단지 숨길 줄 모르는 거다. 화려한데 절도있고 눈이 부시게 박력이 넘친다. 조지 해리슨 아들인 다니 해리슨이 프린스의 퍼포먼스를 보고 살짝 당황하다 웃는 장면도 뭉클하다.
프린스, 데이비드 보위, 크리스 코넬이 죽을 때마다 나는 잠깐씩 휘청했었다. 내가 기대온 줄도 모르고 살아왔던 기둥들이 하나씩 사라져가는 느낌이었다.
어제는 자꾸만 '우리 세대는 이제 물러나야 한다. 내가 없어도 너는 얼마든지 잘할 수 있다'라고 주장하는 분께 전화해서 '알았다. 알았으니 너무 멀리 가지는 말라'라고 부탁했다. 나는 누군가의 뒤에 혹은 적어도 같은 줄에 서있다고 생각해왔는데, 나도 모르게 가장 앞 줄에 튀어나와 버린 기분이다. 누구나 나이 먹는 과정에서 이런 기분을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죽은 락스타도 살아있는 선배도 같은 마음으로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