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7.
2025. 8. 7.
그라나다에서 며칠 밤 원고를 쓰느라 끙끙댔다. 한국에서 꼭 마치고 오고 싶었는데, 학기말 업무도 바빴고 ‘교육하는 즐거움’ 준비 모임까지 치르느라 딴엔 정신이 없었다. 원고는커녕 여행 준비도 전혀 못한 채 시간에 떠밀려 여기까지 달려왔다. 솔직히 내가 두 도시를 거쳐 그라나다까지 와있는 것도 기적이다. 아무튼 밤마다 머리를 싸매고 앉아 원고를 쓴 건, 가차 없는 내 독자가 초안을 읽고 준 피드백 영향이 크다. ’어렵기만 하고 재미없으니 다시 써 ‘. 솔직히 교육을 주제로 한 글이 재미있을 수 있나 싶긴 하지만 그런 식으로 핑계를 쌓아가고 싶진 않다. 그러니 ’아.. 죄 많은 인생’ 되뇌며 키보드를 두드릴 수밖에 없는 거다. / 글을 쓰다 종종 페북을 열어보면 한국에선 조국 사태 후속 편이 벌어지는 모양이다. 2019년도 여름 여행길도 마찬가지였다. 귀국하면 끝나있을 줄 알았는데 더 심각해져 있었다. 조국 사태는 내가 인생에서 가장 충격적으로 세대 차이를 느낀 사건 중 하나였고, 내 입장에선 합리적인 토론이 불가능한 주제다. 수사가 아니라, 실제 내 윗세대와 대화하다가 나는 너무 화가 나서 부르르 떨며 말을 잇지 못했었다;; 도대체 이 나라는 무슨 죄가 그리 많아서 이 지긋지긋한 위선과 기만의 바다를 끝없이 허우적대야 하는지 모르겠다. 스트레스받지 말자고 다짐하며 미친 듯이 몰아붙여 마침내 오늘 아침 기한에 맞춰 원고를 넘겼다. 그리고 길거리로 뛰쳐나와 어마무시한 양의 추로스를 시켜서 남김없이 다 먹었더니 곧장 배탈이 났다; 숙소로 돌아와 잠시 쉬고 다시 뛰쳐나갔다. 그라나다에서 마지막 밤이라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돌아다녀봤는데, 너무 덥고 건조해서 연신 재채기가 났다. 그래도 후련하고 좋은 하루였다. 내일 포르투갈로 떠난다. 아디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