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5.
2025. 8. 5.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하며 큰 걱정이나 책임 없이 사는 삶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우리 반 @@이 생각났다. @@이는 대학에 가지 않을 거고, 졸업하면 곧장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돈을 벌겠다고 했다. 내가 알기로 가정 형편 때문은 아니다. @@이는 그것이 마치 자기 인생의 정해진 수순인양 당당하게 말했다. 나는 아이가 너무 이른 나이에 자신의 꿈과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 같아 걱정이 됐다. 또 한편 혹시 내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라는 노동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거나 엘리트주의에 젖어 있는지 생각해 봤는데 꼭 그런 측면만은 아닌 것 같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 안정된 직업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어차피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우리 반 아이들이 가끔은 편안한 일상(학교 끝나면 편의점에 가서 불닭볶음면을 먹으며 수다를 떨고 휴대폰 게임을 하는)에서 벗어나길 바라왔다. 또 언젠가 세상 이곳저곳을 떠돌아 보거나, 인간과 문화에 대한 소박하지만 그럼에도 자신만의 해석과 통찰을 하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떨쳐낼 수 없을 것 같다. 혹시 이게…세대차이인가 싶기도 하다. 나도 IMF 구제금융의 영향권에 있었고 그게 내가 선생이 된 이유 중 하나이긴 했지만, 그래도 나는 부모 세대에 비해 나은 삶으로 가는 기차를 탄 마지막 세대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안정된 직장, 연금 이슈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는 노후가 보장된 내가 ‘제발 손에서 휴대폰을 놓고 넓은 세계를 보아라 ‘, ’ 돈이 전부가 아니다, 견문과 경험을 넓혀라’라고 호소해 봤자 우스꽝스러운 위선으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향해 품은 내 바람과 열망을 버릴 수 있을지, 적어도 내가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기간 동안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