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9.
2025. 8. 9.
포르투갈, 포르투에 와있다. 여기까지 와서 세상 쓸데없이, 한국 광복절 사면 논란이 이상할 정도로 머리를 떠나지 않아 언짢았다. 아침을 먹다 문득, 조 바이든이 아들 헌터 바이든을 사면한 일이 떠올랐다. 바이든은 ‘아들에게 특별대우를 하지 않겠다’며 법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놓고 임기 말에 입장을 번복했었다. '부당한 정치 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라는 이유였다. 권력사유화, 내로남불, 법치주의 훼손 현상을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접근해 보면 답답함이 좀 풀리려나 싶어 챗지피티와 대화를 시도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챗지피티는 조 바이든이 아들을 사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온갖 언론사 기사와 링크를 계속 제시해도, 챗지피티는 도리어 내가 업로드 하는 자료가 가짜 뉴스 캡처라고 거듭 주장했다. 문득 내가 지금 매트릭스에 갇힌 건가 싶었다. 챗지피티와 30분 이상 숨 막히는 공방을 벌인 끝에 결국 챗지피티는 사실을 인정했고 사과했지만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이건 절대로 단순 실수일 수 없다. 절대로. 나는 챗지피티의 비윤리적 태도를 마구 꾸짖었고 ‘마이크로소프트사와 민주당이 불리한 정보는 왜곡해 스캔들을 축소시키라고 시키더냐’라고까지 따지려다 우선 재발 방지 대책부터 요구했다. 챗지피티는 시정 약속을 했지만 물론 믿을 수 없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챗지피티에게 ’조 바이든이 아들 헌터 바이든을 사면했나’라고 물어봐주시길 부탁드린다)
포르투 시내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사자가 독수리를 누르고 있는 멋진 기념비가 있다. 찾아보니 반도 전쟁 기념비이며, 사자는 포르투갈과 함께 싸웠던 영국을, 독수리는 나폴레옹의 프랑스 제국을 상징한다고 한다. 내친김에 계속 검색해 보니 포르투갈을 상징하는 동물은 ‘이베리아 늑대’다. 사진 보니 늠름하다.
여행을 할수록 느낀다. 사실 한국 역시 늠름한 나라다. 특히 의료, 관공서, 교통 시스템 등은 한국을 따라올 나라가 있을까, 이보다 더 효율적이고 정돈된 국가가 존재할 수 있나 싶을 정도다. 물론 좁은 나라에서 복작대며 살다보면 이꼴저꼴 더러운 꼴을 다 봐야하고 그 과정에서 별 생각과 감정이 들지만 그래도 멀리서 바라보는 내 조국이란, 어쩔 수 없이 비릿하게 애틋한 그 무언가다. 이번 광복절 사면을 둘러싸고 내가 느낀 분노와 황당함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런 마음에서 출발한다. 애증의 내 조국 코리아가 좀 더 자랑스럽고 정의로운 나라였으면, 조금이나마 덜 위선적인 나라였으면 좋겠다는 바램.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은 제각각이고 모아가기가 참. 쉽지 않다. 쉽지 않다. 쉽지 않다.
포르투갈은 썩 마음에 든다. 스페인은 너무 덥고 건조해서 코가 아팠는데, 이곳은 습도도 좋고 선선하다. 분위기도 묘하다. 포르투는 사람은 북적이는데 이상할 정도로 버려진 도시, 씁쓸한 도시 분위기를 풍긴다. 오늘은 하염없이 길을 걸었고 저녁에는 포르투갈 전통 음식을 먹었다. 웨이터 아저씨가 이름을 알려주긴 하셨는데 따라 말하진 못하겠다. 내가 좋아하는 포르투갈 더 맨 의 노래를 듣다가 잘 거다.